약물조합 부작용 예측, 진단, 치료 디자인 등

데카곤, 딥마인드, 페이스북 등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인공지능(AI)을 진단 및 치료계획 등 의료 분야에 적용시킨 연구 성과가 최근 들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지난 달 스탠포드대 연구진이 국제 컴퓨터 생물학 협회 모임을 통해 공개한 데카곤 시스템은 약물조합의 가능한 부작용을 예측하는 AI다. 시중에 5000종의 약물이 나와 알려진 부작용만 약 1000종으로 모든 약물 조합으로 인한 부작용은 1250억종이 가능한 가운데 현재 약물 부작용은 우연히 사고적으로 발견된다.

그러나 연구진은 약물이 체내 세포 시스템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딥러닝을 이용, 1만9000종 이상의 단백질의 상호작용 및 그에 대한 다른 약물의 영향과 약물-부작용 사이에 400만건 이상의 알려진 관계로 거대한 네트워크를 조성했다. 이같은 단백질 상호반응 네트워크를 통해 약물 타깃 단백질에 따른 부작용 발생 패턴을 인식, 추론 및 예측 하도록 디자인했는데 많은 경우 그 예측은 실제 맞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례로 데카곤은 원래 데이터에는 없던 아토르바스틴과 암로디핀 조합의 근육염증 부작용을 예측해 냈는데 이는 2017년 케이스 보고에서 밝혀진 바 있다. 이처럼 10개의 부작용 예측의 경우 원래 데이터에는 없었지만 연구진이 의료 문헌을 검색한 결과 근거를 발견할 수 있었으며 그 중에서도 5개는 최근에야 부작용이 확인돼 예측에 더욱 신빙성을 더했다. 앞으로 연구진은 데카곤의 기능을 더욱 확장시키고 의사들이 처방에 활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편의성을 증대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구글 딥마인드 기술을 이용한 AI 시스템이 53종의 망막 질환을 단 몇 초 만에 94%의 정확도로 전문가 이상의 수준으로 감지할 수 있었다고 네이처 메디슨에 발표됐다. 영국 무어필즈 안과 병원에서 시험된 이는 익명화된 1만4884개의 3차원 고화질 광 간섭성 단층촬영기술(OCT) 망막 스캔으로 병변, 출혈 등 안질환의 10개 특징을 발견하도록 AI 알고리즘을 훈련시킨 결과다. 그리고 연구진은 환자 997명의 스캔을 모아 컴퓨터 및 8명의 안과 전문의와 전문 검안사에 대해 각 케이스에 관해 우선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할 긴급도를 분류하도록 주문했다.

그 결과 AI는 가장 위급한 케이스에 대한 진단이 최고 수준의 전문가와 맞먹었고 놓치는 경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OCT 스캔만 놓고 봤을 때 컴퓨터의 에러율은 5.5%로 최고의 전문가 6.7~6.8%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반면, 보통 수준의 의사들은 OCT 스캔과 안저 영상, 환자 요약 노트 등까지 함께 봤을 때야 AI와 비슷한 정확도를 갖출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번 AI는 분류하게 된 이유에 관한 설명까지 제공한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진단 영상의 양과 복잡성이 해석할 인간 전문가의 수에 비해 더욱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AI가 의사를 도와 가장 시급한 환자가 영구적인 눈 손상을 받기 이전에 우선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시간을 단축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내년에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몇 년 뒤면 안과를 완전히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견했다. 더불어 연구진은 앞으로는 X선, CT, MRI 등 더욱 폭넓은 의료 영상 기술에 대해 AI 작업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이 개발한 AI는 암환자 방사선 치료 계획을 단 20분 만에 디자인할 수 있는 것으로 최근 의학물리학 저널을 통해 발표됐다. 연구진이 AI 작업의 검증을 위해 217명의 두경부암 환자에 대해 비교했을 때 기존 방식의 방사선 치료 계획과 비슷한 결론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의료 전문가를 대체하기 위함은 아니고 소프트웨어가 치료 계획을 만든 뒤에도 의사가 몇 시간에 걸쳐 검토해 더욱 수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방사선 치료 계획을 개발하는데 환자 당 며칠이나 걸리지만 AI로 중요한 바닥 작업을 함으로써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딥마인드 역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병원과 AI로 방사선 치료 최적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더불어 페이스북도 AI로 MRI 스캔을 10배 빠르게 하기 위해 최근 뉴욕대와 제휴를 체결했다. 이는 어둠속에서도 뇌가 물체를 인식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영상을 재구성하는 프로젝트로서 성공하면 15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촬영을 단 5분 만에 마칠 수 있을 전망이다. 알고리즘 훈련을 위해 뉴욕대는 페이스북에 각종 300만 MR 영상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