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진료 별도 산정 수가 개정---환자 병원 옮겨 다니는 불편 덜어
신장학회 김성남 보험법제이사, 환자 치료 기회 확대위해 정액수가제 폐지돼야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그동안 혈액투석이 정액수가에 묶여 환자가 복합진료를 받으려면 병원을 옮겨 불편함을 겪거나 일부 병원에서 손해를 감수해야했다.

하지만 지난 1일부터 의료급여수가 기준에 대한 고시 개정을 통해 혈액투석 환자에 대한 복합진료 등을 별도로 산정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의사와 환자의 고충이 일부 해소됐다.

잘못 정의된 문구를 수정하는 고시에 불과하지만 지난 2001년 이후 무려 17년 만에 문구가 개선된 것이다. 여기에는 대한신장학회와 대한투석협회의 많은 노력이 있었다.

일간보사-의학신문은 이번 혈액투석 관련 고시에 가장 밀접하게 관여해온 대한신장학회 김성남 보험법제이사(대한투석협회 부회장)을 만나봤다.

김성남 이사<사진>에 따르면 지난 2001년 혈액투석에 대한 관련 고시가 나온 이후 학회는 문제점을 바로 인식해 고시 변경을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정책 담당자를 이해시키는 일은 쉽지 않았다는 게 김 이사의 설명이다. 이는 간단한 문구를 수정하는데 17년이라는 세월이 걸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김 이사는 “당초 혈액투석 정액수가가 재원에 관련되다보니 개정절차가 복잡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후 재정과는 별개로 접촉하다보니 여지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 의사라는 전문가 입장에서가 아니라 국민들 입장에서의 접근하다보니 점차 해법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

의료계에서 그동안 정책담당자와 소통시 ‘수가’로만 접근을 했다면 환자가 겪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방향으로 보다 국민적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게 김 이사의 설명이다.

김 이사는 “환자의 권익을 가장 논리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의사라는 것을 깨닫고, 이들의 목소리가 정부에 닿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이렇게 기준이 개선됨에 따라 환자들의 불편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었고, 의료계의 목표인 정액수가 폐지에 한발 더 다가갔다고 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이사는 학회에서 담당자를 바꾸지 않고 함팀이 지속적으로 정부에 접촉하고 목소리를 낸 것도 이번 고시 개정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 이사는 “정책담당자가 바뀌더라도 학회에서는 담당자를 바꾸지 않고 지속적인 설득 과정을 거치다보니 쉽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가능했다”며 “물론 정책담당자도 인수인계를 잘 해주어 이번 고시 개정에 큰 도움이 됐다”라고 언급했다.

김 이사는 최종적으로 정액수가 폐지에 대한 목표도 밝혔다. 환자의 불폄함이 일부 해소된 것은 분명하나 혈액투석 환자의 치료 기회를 보다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이사는 “지난 2014년 의료급여 혈액투석 환자의 정액수가가 한 차례 인상됐지만 적정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며 “한정된 정액수가로는 새롭게 개발되는 장비와 약품을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최종적으로 학회는 정액수가를 폐지하는 것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학회는 혈액투석 환자들이 최고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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