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치료제 시장 규모 세계 2위 한국
경구용 남성형 탈모 치료제 시장 독점 깨진 첫 번째 나라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남성형 탈모 치료제 시장 현황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은 약 600억 원 으로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고(2015년 매출 기준) 성장률이 가장 높은 탈모 치료제 시장이다. 탈모 치료제 시장의 규모가 큰 만큼 다국적 제약사들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일례로 경구용 남성형 탈모 치료제 시장의 독점을 깬 두 번째 5알파환원효소 치료제 아보다트의 경우 한국에 진행한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출시된 제품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제약사 치료제가 해외 임상시험을 통해 개발, 한국으로 수입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아보다트가 한국에서 첫 임상시험을 진행한 것은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의 성장을 세계적인 규모로 이끌고 있는 것은 탈모 치료에 적극적인 한국 남성들이다. 2015년 아시아남미 5개국의 남성형 탈모 환자(835명)를 대상으로 탈모 치료 방법 결정에 관여하기를 원하는지 설문한 결과, 한국 환자들의 30%가 그렇다고 응답해 대만(15%), 일본(9.3%)보다 탈모 치료에 강한 의지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병원을 찾는 전체 탈모 환자는 약4.3%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남성 탈모 환자는 7.6% 증가해 그 성장률이 약 2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전성 질환인 남성형 탈모는 탈모 유형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우리나라 성인의 15~20% 정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앞이마와 정수리의 머리카락이 점점 짧아지고 가늘어지며, 이마선이 점점 뒤로 밀리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남성형 탈모는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에 의해 남성형 탈모가 발생하는데, DHT는 5알파환원효소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결합해 생성되기 때문에 두타스테리드, 피나스테리드 등 5알파환원효소 억제하는 기전의 경구용 치료제를 사용하면 탈모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탈모치료제 2016년~2018년(상반기) 매출 현황

일간보사‧의학신문이 유비케어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MSD 프로페시아가 2018년 상반기 매출 149억 1500만원을 올려 1위를 유지했다.

프로페시아는 2016년 331억 8800만원, 2017년 358억 5300만원 매출을 올려 제네릭 제품들보다 5~6배 높은 매출을 올려 탈모치료제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제네릭 가운데서는 JW신약 '모나드'가 올해 상반기 25억 1100만원의 매출실적으로 전체 2위, 제네릭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모나드는 2016년 54억원, 2017년 58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위는 한미약품 피나테드로 상반기14억 600만원의 매출실적을 올렸으며 2016년 33억원, 2017년 35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4위는 한국콜마 마이페시아로 올 상반기 9억 3000만원의 매출실적을 거뒀다. 마이페이사는 2016년 12억원 2017년 18억원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5위는 현대약품 미노페시아로 8억 5500만원을 올렸으며 2016년 14억원, 2017년 18억원 매출을 올렸다. 6위는 한올바이오 헤어그로로 올 상반기 8억 1500만원을, 7위는 대웅제약 베아리모로 상반기에 7억 5500만원을 올렸다.

아보다트는 작년 250억원대의 매출을 올려 프로페시아에 이어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탈모 시장과 함께 전립선비대증 매출도 포함되어 있어 탈모 시장 매출의 정확한 수치를 알기는 어렵다.

◆남성형 탈모 치료제별 특징

(1) 프로페시아 – 남성형 탈모, 의학적 치료의 문 열어

프로페시아는 2000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남성형 탈모 치료제다. 프로페시아가 출시되기 전 탈모는 질환이 아닌 일종의 노화 증상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으며, 치료 또한 샴푸, 식이요법 등 민간요법이 주를 이루었다.

1970년대 중반 5알파환원효소가 결핍된 환자들에서 남성형 탈모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남성형형 탈모 치료제 개발이 시작됐고, 남성형 탈모에 대한 인식도 의학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전립선 비대증의 부작용으로 우연하게 개발된 첫 번째 경구용 남성형 탈모 치료제

첫번째 남성형 탈모 치료제는 우연하게 발견됐다. 1992년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피나스테리드 제제가 출시됐는데, 해당 치료제를 복용하는 중년 남성 일부에서 탈모 개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피나스테리드 제제를 남성형 탈모 치료제로 개발하는 연구가 시작됐다.

연구를 통해 피나스테리드 성분이 남성형 탈모의 원인인 DHT를 생성하는 5알파환원효소 중 제 2형을 억제해 혈중 및 두피의 DHT 농도를 감소 시키고 남성형 탈모를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음이 확인되면서,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였던 피나스테리드 제제는 남성형 탈모 치료제인 프로페시아로 재탄생했다.

▲ 남성형 탈모 환자의 삶의 질 개선 시키는 ‘해피 드러그’로서 남성형 탈모 치료제 시장 개척

프로페시아가 2000년 국내 출시된 이후 형성된 남성형 탈모 치료제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에 있다.

남성형 탈모는 생명과 연결된 질환은 아니지만 외모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은 현대사회에서 삶의 만족도와 높은 연관이 있는 질환인 만큼, 남성형 탈모 치료제는 ‘해피드러그(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 치료제)’로서 많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병원을 찾는 남성형 탈모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서 5년간(2012~2016) 탈모 증세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00만명 이상에 이른다.

(2) 아보다트 - 환자가 중시하는 ‘발모 효과’∙ ‘치료 속도’∙ ‘비용’ 차별화

매년 두 자리 수 성장률 보이며 시장 판도 흔들어

2009년 오리지널 두타스테리드 제제인 아보다트가 등장해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를 확대하면서,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 시장은 오리지널 피나스테리드 제제가 유일한 치료제로서 시장을 독점하던 구조에서 경쟁구도로 변화했다.

아보다트는 국내 시장에서 매출량 기준 두 자리 수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지난 11월 출시 1년 6개월 만에 일본 시장 점유율 1위를 탈환할 정도로 저력을 보이고 있다.

아보다트(성분명: 두타스테리드)가 국내 남성형 탈모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강자로 부상한 데는 이전까지 채워지지 않았던 환자들의 수요를 겨냥하며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시하고 있는 것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2015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형 탈모 환자들이 치료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발모 효과 및 앞이마∙정수리 모발 성장 ▲치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의 시간 ▲비용으로 나타났는데, 아보다트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남성형 탈모의 원인인 5알파환원효소 제1형과 제2형을 모두 억제해 혈중 DHT 농도를 92%까지 억제함으로써 기존 치료제 대비 빠르고 우수한 효과를 보이며, 두 번의 약가 인하로 환자의 비용 부담까지 낮췄다.

▲ 기존 치료제와 직접 비교 임상시험 통해 입증한 ‘M자형 탈모’ 개선 효과

아보다트는 피나스테리드 제제와의 직접 비교 임상시험을 통해 발모 효과 및 앞이마∙정수리 모발 성장에 있어 우수성을 확인했다.

특히, 한국인 남성형 탈모 환자의 80%가 경험하고 있는 ‘M자형 탈모’ _ 에 대해 기존 치료제와 확실한 차이를 보였다. 임상 시험에서 아보다트를 복용한 남성군과 피나스테리드 1mg를 복용한 남성군의 앞이마 모발 성장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복용24주차에 아보다트를 복용한 남성군에서의 앞이마 모발 성장 효과(100점 기준 58점)가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한 남성군에서의 증가 효과(100점 기준 34점)보다 70.6% 더 우수했다.

아보다트가 기존 치료제보다 더 많은 5알파환원효소를 억제하면서도 내약성에서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는 것도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다.

2014년 JAAD에 발표된 다국적 임상시험 결과, 아보다트를 복용한 환자에서 이상반응 발현율은 16%(184명중 30명)로 위약을 복용한 환자에서의 이상반응 발현율(15%, 181명 중 27명), 피나스테리드1mg을 복용한 환자에서의 발현율(20%, 179명 중 35명)과 유사했다.

또한, 2009년 한국 출시 이후 4년 간의 시판 후 조사 결과에서도 한국인 남성에게 우수한 내약성을 보이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에 일본피부과학회는 지난 12월 ‘남성형 및 여성형 탈모증 진료 가이드라인 2017년판’을 발표하며 아보다트에 ‘A등급 추천’을 부여했다.

▲ 복용 3개월 차 치료 효과 비교 결과, 두타스테리드가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

발모 효과 못지 않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의 시간도 환자들에게는 중요한 요소다. 아보다트는 복용 3개월째인 12주차부터 치료 효과가 나타나, 더디게 효과를 볼 수 밖에 없었던 기존 치료제의 단점을 극복했다. 다국적 임상시험으로 비교한 결과, 아보다트를 복용한 환자들은 복용 3개월 째에 피나스테리드 제제 1mg 복용군보다 모발 수 개선에 있어서 61.7% 가량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3) 제네릭 제품 – 오리지널 특허 만료 후 시장 변화는?

다수 현재 경구용 남성형 탈모 치료제 시장은 2008년 피나스테리드 오리지널의 특허가 만료되고 이어 2016년 두타스테리드 오리지널의 특허도 만료되며 다수의 제네릭 치료제가 출시됐다.

현재 남성형 탈모 치료제 시장에 출시된 제네릭 제품의 수는 피나스테리드 제네릭 제품 100여종, 두타스테리드 제네릭 제품 50여종에 이른다. 탈모 치료제는 장기간 복용인 필수인 만큼 치료비에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환자들의 부담이 큰 점을 고려해, 제네릭 제품은 오리지널 치료제 대비 낮은 가격을 내세우며 남성형 치료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리지널 제품 중 아보다트는 특허만료 이후 2017년까지 두 번에 걸쳐 약가를 인하했다. 현재 약가는 출시 당시보다 약 50% 낮은 수준으로, 오리지널 치료제를 선호하는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도 낮췄다.

또한, 아보다트는 2009년 남성형 탈모증에 대한 적응증을 18세부터 41세에서 50세까지 확대해, 모발이식 등 시술 외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었던 40대 남성형 탈모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공했다.

환자들의 니즈를 겨냥한 아보다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좋다. 23% 약가를 인하한 후 처방이 크게 증가하여 지난해 매출액 감소는 12% 수준에 그쳤다. 약가 인하 폭을 고려하면 매출량은 오히려 두 자리 수 성장률을 달성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보다트는 국내 출시 후 매년 두 자리 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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