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준 위원, 과도한 병상 수 팽창 관리할 효율적 제도 필요성 강조
수익구조 악화 원인 진단 잘못되면 적정 수가는 ‘일시적 탈출구’ 지적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조원준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 전문위원이 ‘어떻게’ 중소병원을 살릴까를 논하는 토론회에서 ‘왜’ 살려야 하는지 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주목된다.
대한중소병원협회(회장 정영호)는 지난 9일 코엑스에서 ‘상급종합병원 환자 쏠림 가속화에 따른 병원계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패널 토론자로 참여한 조원준 위원은 중소병원 위기의 원인만 찾으려는 명제와 토론은 다소 명쾌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원준 위원은 “대체로 중소병원 관련 토론회에서는 어떻게 하면 살릴까에 집중하는데 이보다는 왜 살려하는지를 먼저 고민해 봐야 한다”며 “그래야만 의료계를 넘어 정치권과 국민들의 지지와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된다”고 역설했다.
이는 병원의 수익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구조에서 일시적인 탈출구일 뿐인 수가만을 원인으로 진단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왜 환자가 줄었고 왜 이동을 했으며 왜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논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의미이다.
즉, 중소병원이 무슨 순기능을 하고 있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부터 명확한 답을 의료계 스스로가 답을 내놔야 한다는 것.
조 위원은 “수가를 올린다고 모두가 탈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떤 것이 먼저냐에 대한 논쟁은 있을 수 있지만 의료전달체계 개편이라는 건강보험보장성 강화 대책의 물줄기를 깨지 말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수가 구조에서 인적가치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적정 규모화를 통해 과도한 병상 팽창을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조원준 위원이다.
그는 “과거에는 인수·합병이라는 부분들이 정치권 내에서 부정적으로 접근했던 것도 사실인데 지금은 과거와 달리 이 방법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효율적인 제도는 있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의료전달체계 개편만이 상급종합병원 환자 쏠림의 해법이라는 의견은 패널토론에 앞서 발제를 맡은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를 통해서도 강조됐다.
이날 김윤 교수는 의료기관 유형별 진료비 차등제도를 제안했다.
일차와 이차 의료기관을 진료 성격에 따라 분류하고 이에 맞는 수가 책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삼차 의료기관은 경증으로 외래 및 입원했을 경우에는 수가를 낮추고 중증도가 높을수록 수가를 높이는 방식이다.
김윤 교수는 “일차의 경우 내과, 가정의학과, 소아과, 산부인과, 일반의 등을 진료하는 ‘일차진료의원’과 일차진료 이외의 전문과목을 외래진료만 하는 ‘전문의원’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라며 “이차 의료기관도 단과 전문병의원과 급성기 종합병원 등으로 구분해 외래와 입원을 차등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단과전문병의원이란 정형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등 ‘단과전문병원’과 일차진료 외 전문과목 중 외래와 수술까지 하는 ‘(입원)전문의원’을 말하는데 병상규모에 따라 기능을 정의하는 대신 가능한 수술 수준에 따라 나뉜다.
급성기 종합병원은 병원부터 100~300병상 종합병원,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까지 포함되며. 요양형 병원은 별도 분류됐다.
중소병원협회 서인석 보험이사 또한 중소병원의 범위가 넓고 다양해 기능별 분류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 일부 동의했다.
서인석 이사는 “병원이라고 통칭하기에는 전문병원, 일반 외래진료 병원, 지역거점병원, 장기요양형 병원 등 다양한 형태들이 있고 이들에 맞는 정책이 고민돼야 할 시기”라며 “의료기관 유형별 진료비 차등제는 의료기관 기능에 맞게 진료 형태를 변화시키고 효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이사는 이어 “병원들의 기능 재분류 및 역할 분담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비효율적인 진료비 지출에서 발생하는 부분을 줄이고 선택과 집중을 함으로서 상급종병과 중소병원의 기능에 맞는 업무를 하도록 유도하자는 의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