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병원 합작 여성암 플랫폼클리닉 시범운영…김범우 교수, 진행성 갑상선암 수술 성공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강남세브란스병원(병원장 윤동섭)이 원내원(Hospital in hospital) 형태로 카자흐스탄에 직접 진출하고 첫 수술을 성공리에 마치는 등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위치한 케루엔병원 내 의료법인 KMCA(Korean Medical Center Almaty)와 손잡고 지난 6월부터 ‘플랫폼클리닉’을 개설해 시범운영에 들어갔다고 8일 밝혔다.

‘플랫폼클리닉’은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새 해외진출 전략에 따라 현지 병원과 합작해 만든 여성암 전문 클리닉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이를 위해 지난 5월 갑상선내분비외과 김법우 교수를 파견해 진료 및 수술을 비롯한 실제 병원운영을 일임했다.

이에 김법우 교수는 지난달 현지에서 29세 여성 인디라 이스마간베토바 씨의 갑상선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카자흐스탄 악토베에서 산부인과 전공의로 수련 중인 이 환자는 5년 전 갑상선 부위의 이상을 느껴 현지 병원에서 종양을 적출해 조직검사를 받았는데 당시 카자흐스탄 의료진들은 이를 양성결절로 오진해 그녀는 추가 치료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의료봉사를 목적으로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장항석 교수가 그녀의 목에서 전이성 림프절을 발견해 갑상선암이 진행된 것을 알게 됐고, 알마티에 강남세브란스병원이 개소한 플랫폼클리닉을 통해 김범우 교수를 만나게 된 것.

카자흐스탄에서 첫 수술을 집도한 김법우 교수는 “환자의 상태는 측경부림프절에 광범위하게 전이가 돼 있는 진행성 갑상선암이었다”며 “다행히 수술을 통해 갑상선과 전이된 주변 부위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병실에서 인디라 씨(오른쪽 두 번째)가 주치의 김법우 교수(오른쪽 첫 번째) 및 현지 의료진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어 “진단기술이 발전돼 조기 암 환자가 많은 우리나라와 달리 카자흐스탄에서는 이번 케이스처럼 진행된 암 환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디라 씨는 수술 받은 지 4일 만에 퇴원했고 플랫폼클리닉으로 보낸 감사메일을 통해 “카자흐스탄 의사들은 수술을 해봐야 암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면서 확신을 못 줬는데 김 교수님은 정확한 설명으로 확신을 줬다”며 “카자흐스탄에는 훌륭한 의사가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카자흐스탄 플랫폼클리닉을 통해 향후 갑상선암뿐만 아니라 유방암, 자궁암 등 다른 여성암으로 치료범위를 확대하고 현지에서 치료할 수 없는 환자는 한국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연결할 계획이다.

또한 강남세브란스병원은 한국에서 치료받는 환자의 치료 전 처치 및 검사, 귀국 환자들의 추적관찰과 관리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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