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Close’ 복강경수술 후 복부 천공 복막 1분내 봉합
급여 평가결과 8월 중 결정…해외시장 공략도 준비 중
메디칼임팩트, 투관침+봉합기 ‘CLOCAR’도 개발 진행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복강경수술은 절개 부위가 작고, 흉터와 출혈이 적으며, 회복 시간도 개복수술보다 훨씬 짧을 뿐 아니라, 수술 후 통증도 훨씬 덜한 장점은 지니고 있어 개복수술을 빠르게 대체했다. 지금은 대부분의 의료기관에 널리 퍼진 복강경 수술이지만, 수술을 마무리할 때 복막 조직을 정확하게 봉합해야만 추후 부작용 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치료재료가 설립된지 5년된 스타트업 기업에서 개발돼 주목된다.

메디칼임팩(대표 김기성)트는 지난 2014년 설립된 스타트업기업으로 흡수성봉합사의료용봉합기 ‘EZClose’를 개발한 기업이기도 하다. ‘EZ-Close’는 복강경 수술 후 복부에 천공된 부위(10mm 이상)의 복막을 봉합하기 위한 봉합기다.

기존의 의료봉합기는 복강경 수술시 복막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봉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이번에 제조허가된 봉합기(제품명: EZ-Close)는 투관침부위(Puncture)에 삽입 후 빼내기만 하면 1분 안에 봉합이 완료된다.

또한 이 기기는 투관침이 장기에 닿지 않도록 안전하게 고안됐으며, 봉합사 카트리지 교체식으로 이뤄져 해외 유사제품이 봉합사를 별도 구매하여 장착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했다.

EZ-Close의 진가는 복강경수술 후 복막 봉합 난이도가 놓은 비만환자에게서 빛을 발한다. 복막조직의 정확한 봉합이 가능해 특히 비만환자에서 발생가능성이 높은 부정확한 봉합으로 인한 탈장 및 유착 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 등을 해소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물론 일반 복강경수술 후 이뤄지는 봉합술에 대해 수기봉합술보다 균일성을 높여주는 역할도 해낸다. 이러한 기술은 해외에서는 개발된 사례가 있지만, 국내 기술로 개발된 사례로는 최초이다.

김기성 대표는 치료재료 시장에서 경험했던 노하우를 토대로 ‘EZ-Close’의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개발과정에서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실험동물센터에서 복강경 영상전송시스템과 환축모니터링 장비 등 첨단 시스템을 통해 동물실험을 진행, 보다 안정적이고 빠른 개발의 기회를 얻고, 이를 잘 살려내 2016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득했다.

‘산정불가’에 막힌 ‘EZ-Close’ 절망의 강 건널 듯

이렇듯 순조롭게 국내 기업에 의해 신기술 개발에 성공한 케이스로 자리 잡을 것만 같았던 ‘EZ-Close’였지만, 건강보험체계의 문턱에 막히고 만다. 다름 아닌 ‘산정불가 이슈’이다.

치료재료의 요양급여 등재를 위해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평가를 거쳐야 한다. 여기서 산정불가 판정이 내려지면 해당 치료재료는 국내에서 급여·비급여 두 가지 방식으로 모두 판매가 불가하다. ‘EZClose’는 바늘과 봉합기에 대해 산정불가 판정을 받고, 봉합사 카트리지는 봉합기능 구현을 위한 핵심기술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일반 봉합사와 동일한 가격이 책정되어 사실상 사업을 전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 당국의 입장은 ‘확연한 유효성을 가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술기·치료재료를 뛰어넘는 가격을 설정하거나 신규 품목으로 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치료재료 산정에 있어 혁신성을 포함시키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월등히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그만큼의 유효성을 얻지 못하면 보험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기성 메디칼임팩트 대표는 ‘모든 것을 개발에 쏟아 부은 스타트업 기업은 망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식약처 허가, CE 인증까지 받으며 제품의 신뢰성을 확보한 그이지만, 가격 판정에서 막혀버린다면 기술 자체가 사장된다는 의미다.

“정부가 국민 건강을 위해 규제를 하는 의미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정부 또한 시장을 좀 더 믿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장에서 품질이 떨어지거나 가격이 비싼 제품은 결국 알아서 도태되고 퇴출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4년 6개월간 개발에 매달린 기업은 팔지도 못하고 죽으라는 소리입니다.”

다행히도 심평원에서는 현재 EZ-Close에 대한 재산정 평가에 들어간 상태다. 적응증 또한 BMI 25 이상의 비만 환자의 복강경수술 후 봉합에 국한했다. 그 결과는 빠르면 올해 8월 중에 나올 예정이다. 당연히 해외시장 공략도 준비하고 있으며, 미국 FDA, 일본 PMDA 인증 절차를 준비 중에 있다.

이외에도 메디칼임팩트는 후속 제품 ‘CLOCAR’도 개발하고 있다. 선행 제품인 EZ-Close 후속제품으로써 복강경 수술 시 천공된 복부 조직을 관통, 통로 역할을 하는 일회용내시경투관침(Trocar)과 복강경 수술 후 복막을 봉합할 수 있는 봉합기가 하나로 통합된 제품이다. 역시 국내 최초 및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된 제품이다. 이 제품은 기존 수기봉합술, 타사 Trocar와 비교동물실험까지 완료한 상태다.

이렇게 끊임없이 개발하며 앞으로 전진하는 김기성 대표.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스타트업 기업의 창업 환경은 그리 좋지 않다는 쓴소리를 마지막으로 전했다.

“보건의료 분야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허가, 허가 이후까지 많은 규제 허들을 거쳐야 합니다. 하나하나 살피고 준비하지 않으면 난처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으니 그만한 각오와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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