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E, 지난 20년간 유전적 변화로 저항 증가

사이언스 중개의학 저널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다제-저항 슈퍼버그가 점점 더 알코올 소독에도 저항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도허티 연구소 연구진은 반코마이신-저항 장내구균(VRE)이 지난 20년간 유전적으로 변화해 저항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사이언스 중개의학 저널에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병원에서는 VRE, MRSA 등 슈퍼버그의 증가를 막기 위해 알코올 함유 제제로 손 닦기 등 엄격한 위생 단계를 도입한 가운데, 호주의 경우 지난 20년간 알코올-기반 손 소독이 10배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환경도 변화하며 MRSA 등 다른 감염은 안정화됐는데 유독 VRE는 증가해 연구진은 알코올 소독에 저항이 생겼는지 조사하게 됐다.

요로, 상처, 혈류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VRE는 여러 계열의 항생제에 저항이기 때문에 특히 치료가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연구진은 1997~2015년 사이 멜버른의 2개 병원에서 수집된 장내구균 샘플 139개에 대해 각각 희석 이소프로필 알코올에 노출됐을 때 얼마나 잘 생존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2010년 이후에 수집된 박테리아 샘플은 이전의 샘플에 비해 알코올에 10배 저항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연구진이 박테리아를 쥐 케이지에 묻혔을 때 알코올 저항이 생긴 샘플은 케이지를 알코올로 닦은 뒤에도 쥐의 위장에 더욱 잘 들어가 자라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연구진이 박테리아의 게놈적 특징을 조사한 결과 알코올 저항 장내구균은 탄수화물 섭취 및 대사 유전자에 변이가 축적되며 알코올 저항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박테리아 적응이 감염 관리를 복잡하게 만들며 병원에서 장내구균 전파 예방을 위해 추가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단 연구진은 알코올 기반 손 닦기가 병원 감염 관리의 근간으로서 MRSA 등 다른 병원 슈퍼버그의 전파 감소에는 여전히 효과적인 만큼 이번 결과로 알코올 기반 소독에 큰 변화가 생겨선 안 된다고 로이터를 통해 덧붙였다.

다만 더욱 높은 농도의 알코올 제품을 시도해 볼 수 있겠고 특히 VRE 감염 환자에 대해선 더욱 노력을 환기해야 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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