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의원 분석…신고·고소 893건 중 벌금형 이상 27건 불과

[의학신문·일간보사=황병우 기자] 응급의료를 방해하는 가해자의 절반 이상인 3분의2가 음주상태로 집계되고 신고·고소 893건 중 벌금형 이상은 27건 불과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 )은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의료진 폭행·협박' 현황 자료를 공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응급의료기관의 의료인들은 주로 폭행(365건)과 위협(112건) 그리고 위계 및 위력(85건)으로 인해 피해를 받거나 의료행위를 방해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외에도 △난동(65건) △폭언 및 욕설(37건) △기물파손 및 점거(21건) △성추행(4건) △협박(3건) △업무방해(2건) △기물파손(2건) 순으로 의료행위를 방해받고 있었다.

시도별로는 경기도와 서울의 응급의료기관에서 응급의료 방해 행위에 대한 신고 및 고소가 가장 많이 이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경상남도에서 98건, 부산광역시 76건, 전라북도 65건, 인천광역시 60건, 충청북도 50건, 경상북도 45건이었고, 전라남도 39건, 부산광역시 35건이었고, 강원도(28건), 대전광역시(24건), 충청남도(21건), 대구광역시(19건), 제주특별자치도(15건), 광주광역시(14건), 세종특별자치시(1건)는 비교적 신고·고소 건수가 적었다.

응급의료종별로는 총 835건의 신고·고소 건수 중 지역응급의료기관이 307건으로 가장 많았고, 지역응급의료센터가 294건, 권역응급의료센터 261건, 응급의료시설 31건 순으로 많았다.

응급의료기관에서 의료를 방해해, 신고 및 고소당한 사람의 67.6%가 주취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893건의 신고·고소건수 중 604건에 해당하는 사건의 가해자가 주취 상태인 것으로 보아, 의료인들이 주취자에 의한 폭행 등에 두려움을 안고 의료행위를 해야 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응급의료 방해 등으로 피해를 본 의료인의 35.1%(254건)가 주로 여성으로 이뤄진 간호사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어 의사가 23.1%(254건)로 많았고, 보안요원(15.8%), 병원직원(15.4%)도 적지 않은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2017년 응급의료 방해 등의 행위로 인해, 신고 및 고소된 가해자의 대부분이 강력한 처벌은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893건의 사건 중 처벌을 받은 사람은 93명이었고, 이중에서 징역형을 받은 가해자는 단 2명에 불과하며, 벌금형을 받은 사람은 25명이었다.

처벌 자체를 받지 않은 가해자는 214건으로 전체의 24%를 차지했다.

현재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응급의료 등의 방해금지)와 제602조(벌칙)에 의거, 응급의료종사자의 응급환자 진료를 폭행 등으로 방해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의료인 폭행 문제와 관련, 경찰청 등 관련 사법기관에 적극적인 법 집행 협조를 요청하고, 응급의료종사자에 대한 폭력 예방 관련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의료계는 정부 대책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김승희 의원은 "의료진 폭행·협박 행위는 진료방해 행위로 이어져 자칫 다른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의료진과 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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