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대학, 새 병원·새 건물 건립 두고 내부 논란‧우려 표출
부동산 경기-투자환경-본원과의 역학관계 등으로 암초 속출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분원 설립과 새 건물 건립이나 매입 등을 통해 소위 ‘몸집’을 키우려는 일부 대학 병원들이 단 한 번의 암초도 만나지 않고 순조로운 항해를 한 곳이 있을까.

대부분의 병원들은 ‘덩치’를 키우려는 꿈을 꾸지만 많은 재원이 필요한 신규투자와 외형 확장은 예상치 못한 변수 때문에 자칫 본원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쉽사리 결정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반면 특정 지역이 신도시 개발사업지구 등을 이유로 발전 가능성이 높을 경우 이를 선점, 지역 이름을 딴 분원이나 연구소를 개원하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커 장기적으로 가치 있는 투자가 되는 것도 사실.

최근 분원 설립 혹은 새 건물을 짓고 있는 대학 병원들도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골머리를 앓았거나 앓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시 강서구 마곡 지구에 건설 중인 '이대서울병원'

우선 서울시 강서구 마곡 지구에 들어서는 ‘이대서울병원’은 지난 2015년 11월 착공식을 개최할 때까지만 해도 눈에 보이는 변수는 없었다.

토지 분양 대금, 건축 및 의료장비 등의 명목으로 약 6천억 원이 투입되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와 목동병원과의 거리가 멀지 않다는 점 등에서 일부 잡음은 있었으나 계획한 2018년 하반기 완공까지 순탄한 길을 걷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4명의 신생아 사망사고가 발생해 적신호가 켜졌다.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 전체에 대한 대국민 불신이 생겨나 마곡 지역 이대서울병원의 개원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까지 일각에서 생겨난 것.

이런 고충을 거친 이대서울병원은 예정대로 올해 말 준공, 2019년 상반기 개원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역에서 출발해 금천·구로·관악·영등포구를 거쳐 경기도 광명·시흥 및 안양과 안산지역을 통과하는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노선의 중간에 위치한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또한 한동안 정지된 ‘제2신관’ 건설을 최근 재개했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제2신관 건설 현장. 최근 재개돼 공사가 한창이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이미 지난 2012년 해당 부지(당시 대림시장)를 매입하고 제2신관 건립을 추진했으나 한림대의료원 산하 동탄성심병원이 개원하면서 공사가 늦춰졌다.

아울러 매입 과정에서 토지 일부를 소유한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부지를 매입한지 약 3년 후인 2015년 4월, 2017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지하 6층 지상 5층 규모의 교육연구시설(연구소) 착공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2017년 중반에 공사를 중단했고, 2019년 6월 완공으로 공사예정기간을 변경했다.

현재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제2신관 공사 현장에 부착된 ‘건축허가표지판’에 따르면 최초 주용도인 ‘교육연구시설’이 ‘의료시설(병원)’로 변경됐으며 지하 6층 지상 5층 건물 외에 지상 7층 건물을 추가, 총 2개동이 건설될 예정이다.

중앙대학교의료원은 지난달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501번지(광명역세권지구 도시지원시설용지1-2)에서 새롭게 건립할 종합병원 착공식을 가졌다.

앞서 중앙대의료원은 지난해 8월 광명시 광명 의료 복합클러스터’ 조성사업 종합병원 운영 사업자로 선정돼 오는 2021년 3월까지 대지면적 1만413㎡, 600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개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중앙대의료원은 광명중앙대병원 건설과 관련해 내부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두산건설과의 수의계약을 두고 교육부의 실태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중앙대 광명병원의 잡음은 중앙대병원 교수협의회가 △이철희 새 병원 건립 추진 단장 채용 △두산 재단의 불명확한 지원 여부 △조달방법이 밝혀지지 않은 재원 등을 문제 삼으며 김성덕 중앙대의료원장의 불신임을 가결시키면서부터 시작됐다.

광명 중앙대학교병원의 조감도

즉, 중앙대학교 광명 병원이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이를 가장 응원해야 할 본원 교수들로부터 지속적인 견제를 받아온 것.

실제 중앙대병원 교수협의회는 지난 1일 입장문을 통해 “두산이 새 병원에 투자하는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오히려 새 병원 건설로 본원은 광명병원과 함께 매년 70억씩 30년간 갚는 빚이 남는데 이번 교육부 조사로 두산과 중앙대병원 간의 왜곡된 관계가 바로잡혔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한 병원계 관계자는 각각의 한 지역을 책임질 정도로 매머드급 성장을 지속해온 대학 병원들이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는 당연히 거쳐야 할 논란들이며 이 과정이 지나야 확실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작은 오피스텔 건물을 지으려고 해도 수많은 이해관계와 변수가 생겨난다”며 “몇 백억씩 투입되는 대학 병원의 새 건물 건립에서 오히려 잡음이 없으면 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지 매입에 따른 주변 부동산 시세와 재원 조달 문제, 병원 구성원들 간의 내부 갈등, 건설사 선정부터 지속 공사 가능 여부, 지역적 특색과 주민들의 성향, 본원에 끼치는 영향, 예상하기 힘든 사건·사고 등 고려할 점이 너무 많다”며 “대학 병원들이 무작정 덩치만 키우는 일에 집중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