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입찰 개정안, 기존 2등급 유지는 물론 1등급 상향도 가능
류영진 식약처장 현장행정의 ‘성과’…제약계, ‘온전히 정부덕분’ 감사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드디어 베트남 의약품 입찰 개정안이 공고됐다. 결과는 기대이상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체들은 입찰조건이 유리한 기존 상위 등급 유지는 물론 경우에 따라 등급상향까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도 식약처와 제약업계가 긴밀한 호흡 속에 위기를 극복해 낸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U-GMP, c-GMP 기업 경우 인증 국내 기업 1등급 상향 가능

희소식은 7월31일 오후 6시경 국내 식약처에 전해졌다. 베트남 의약품 입찰 개정안 공고소식이 알려진 것. 내용은 기대이상 이었다.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 및 ICH(국제규제조화회의)에 모두 가입한 국가를 2등급으로 인정하는 내용이었다. 우리나라 식약처는 이 두 기구에 모두 가입돼 있다.

개정안은 여기에 유럽 GMP(EU-GMP) 인증을 받았거나 미국 GMP 인증을 받은 경우에는 1등급에도 포함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2등급 유지는 물론 경우에 따라 1등급으로의 상향까지도 가능하도록 조건이 갖춰진 것.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건(2등급 이상 포함)은 다 갖췄고, 1등급에 오를 수 있느냐의 문제는 개별 기업들의 하기 나름이 된 것이다.

이번 개정안에서도 주의해야 할 부분은 있다. 대부분 국내 제약이 포함돼 있는 2등급의 경우 개별 제약사별로 직접 베트남 정부(의약품 관리기관)의 GMP 평가 및 인증을 받아야 해당 등급에 포함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그리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2등급에는 우리 뿐만 아니라 다수 국가 제약사들이 포함돼 있다. 관련 모든 국가 의약품에 대해 실사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풀이이다. 이번 개정안은 입법예고기간을 거쳐 오는 10일 확정, 시행에 들어간다.

냉·온탕 마음 졸인 제약, 결과는 해피 엔딩

베트남 의약품 입찰기준 개정안과 관련, 국내 업체들은 결과적으론 이같이 해피엔딩이지만 그 과정에서 냉,온탕을 들락날락하며 마음 졸여야 했다.

기준 개정 논의 자체가 국내 업체들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전언이다. 베트남 허가당국의 국내 수출품에 대한 실사 결과 품질문제가 터져나온 것. 현지 도매 역할 에이전시의 국내 인·허가제도에 대한 무지 또는 간과에서 오는 문제에 막무가내식 불량품이 현지 실사에서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베트남 정부의 당초 입찰 개정안의 핵심은 2등급 조건에서 PIC/s 가입을 제외한다는 것. 사회주의 국가 체제인 베트남은 공공기관 사용 의약품 몫이 크고, 입찰을 통해 조달된다. 입찰은 5개 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PIC/s 가입국인 우리나라는 2그룹에 속한다. 그룹이 앞으로 갈수록 경쟁이 적어 마진 및 낙찰에 유리한 구조이다.

개정안 대로 확정될 경우 우리나라는 2등급에서 최저 등급인 5등급으로 밀리게 된다. 사실상 시장 퇴출을 의미한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의 4대 의약품 수출국이다. 현재 국내 60여개 제약사가 베트남 의약품 입찰을 통해 2200억원대의 수출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 시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한 것.

제약기업들은 자신들의 힘으론 대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현지 정부가 결정한 것을 기업들 힘으로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 정부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식약처가 나섰다. 마침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이 예정돼 있었다.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류영진 식약처장이 나섰다. 2차례에 걸친 현지 방문을 통해 마침내 개정안의 원상복귀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전향적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러나 그 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다른 국가에서 한국기업에 대한 우대가 아니냐며 발목잡고 나온 것. 혹여 제도 원상복귀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속에 마음 졸여야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마침내 이번 입찰 개정안이 공고됨으로써 우려를 씻은 것.

제약계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온전히 정부의 노력 덕분”이라며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에 따른 베트남 방문, 이를 적절히 활용한 류영진 처장의 적극적 현장행정이 빛을 발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1일 환영논평을 내고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196개 회원사들은 지난해 4월 한국 의약품에 대한 베트남측의 6등급 하향조정설이 불거진 이래 오랜 기간 다양한 협력채널을 비롯해 역량을 총동원,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해 국익과 국격을 지켜낸 식약처와 류영진 처장에게 무한한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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