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170만명, 치명적 질병 위험 노출…영아 최소 필요식 섭취 비율 26.5%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북한 5세 이하 영유아 사망률이 우리나라의 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한 어린이 170만명이 치명적 질병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생후 6~23개월의 영아들 10명 중 7명이 최소 필요식을 제대로 섭취 못하고 있어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 통일사회보장연구센터 조성은 센터장<사진>은 최근 ‘보건복지 ISSUE & FOCUS’를 통해 이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조성은 센터장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남북 교류-협력이 중단되면서 북한 영유아 및 아동에 대한 우리의 인도적 지원도 중단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있고, 한반도의 번영을 위해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북한 영유아 및 아동에 대한 효율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한다는 게 조 센터장의 주장이다.

조 센터장은 “북한 아동들의 영양 문제는 향후 임신·출산을 하는 모성의 열악한 건강 상태로 이어지고, 다시 태아의 건강 상태에 악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며 “이에 북한 영유아, 아동의 건강과 영양 상태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요구된다”라고 밝혔다.

북한의 출생아 체중만 보더라도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북한에서 2500g 미만의 저체중으로 태어난 경우가 5.7%이며, 또 저체중 비율도 평양에 비해 다른 지역이 2배 이상을 차지해 지역 간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같이 저체중아 비율이 높은 것은 임신 전후 산모의 영양 부족, 다산, 인공수정, 낮은 사회경제적 상태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건강 문제뿐 아니라 열악한 사회 인프라와 의료 서비스 공급의 제한으로 인해 영유아 및 아동의 질병 위험이 높고,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도 다소 높게 조사됐다.

WHO가 발간한 ‘2017년 세계보건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영유아 사망률은 1000명당 24명으로 남한의 3명보다 21명이나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북한 인구의 25%가 필수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해 영유아를 포함한 170만명의 어린이가 치명적인 질병에 걸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

다만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협력으로 북한 신생아 예방접종률이 높아져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북한의 영유야 사망률이 점차 낮아지는 것은 예방접종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러한 지원 확대가 향후 북한 영유아 및 아동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라는 게 조 센터장의 설명이다.

조 센터장은 “대북 지원 영역은 최근까지 ‘기초보건’, ‘긴급구호’를 중심이었다면 향후에는 영유아 및 아동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영양 지원, 교육 지원, 복지 개선 등을 집중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향후 10년간 현재 저출산과 식량난, 그리고 열악한 의료보건 상태가 유지된다면 북한 인구구조가 고령화될 뿐 아니라 통일 이후에 노동 생산성을 개선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지적을 고려할 때 한반도의 번영을 위해 경제적 투자뿐만 아니라 사회적 투자도 매우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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