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 ‘Compressed SENSE’ 고해상도 영상 수준 유지…기존 보다 두 배 더 빠른 검사 구현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전 세계적으로 헬스케어가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건강관리의 필수 요소가 되면서, 연간 500만 명 이상이 CT와 MRI 검사를 받고 있다. 의료계와 헬스케어 업계에서는 질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인 비용을 낮추고 더욱 빠르고 정확한 영상진단을 구현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필립스 디지털 MRI 인제니아 CX3.0T(Ingenia CX3.0T)

자기공명영상으로 불리는 MRI는 자기장을 이용해 정밀한 신체 내부 영상을 구현한다. 수검자가 커다란 자석통 속에 들어간 후, 장비에서 발생하는 고주파를 이용해 신체 부위에 있는 수소원자핵을 공명시켜 각 조직에서 나오는 신호의 차이를 측정한다. 이 측정 데이터를 컴퓨터로 재구성해 영상화하는 것이다.

CT는 인체를 가로로 자른 모양인 횡단면 영상 중심이지만, MRI는 환자의 자세 변화 없이 횡축·세로축·사선 등 다양한 방향의 영상 단면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체내 연부 조직 대조도가 뛰어나 뇌·척추·근육·인대 등을 보는데 유리하고 수소원자핵을 함유한 조직의 생화학적 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방사선을 사용하는 CT와 달리 인체에 무해한 고주파를 이용하는 안전한 검사라는 장점이 있다.

MRI, 뛰어난 임상 가치 이면에 긴 검사 시간이 걸림돌

이처럼 뛰어난 임상적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MRI는 촬영부터 영상 획득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길다는 문제가 있다. 이는 촬영 시 주파수 영역에서 여러 단면 방향을 인코딩 하면서 영상 데이터를 한 줄씩 순차적으로 얻기 때문이다. 획득 시간을 줄이면 수집하는 데이터양이 줄고 해상도가 떨어지게 된다.

MRI 영상의 품질은 영상정보처리 소프트웨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향상됐다. 그러나 여전히 다른 영상진단장비에 비해 검사 시간이 길어 장비가 널리 활용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CT 검사는 일반적으로 5~10분 정도 소요되지만 MRI는 30분~1시간가량 소요된다.

좁은 공간에서 긴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종종 불편함을 느끼는 환자들이 있다. 특히 오랜 시간 가만히 누워 있기 힘든 소아, 노약자, 폐쇄공포증 환자들은 검사 중 움직임으로 인해 영상의 질이 저하돼 종종 재검사를 해야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년 약 70만 명이 MRI 검사를 받고 있지만 그 가운데 30일 이내 다른 기관에서 재촬영하는 비율은 10%에 이른다. MRI 재촬영으로 인한 비용 손실 및 검사의 비효율성을 줄이고,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MRI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헬스케어 업계에서는 검사 시간을 단축하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필립스, 시간 단축 MRI 기술 ‘Compressed SENSE’ 개발

고해상도 영상 수준 유지하며 기존 보다 두 배 빠른 검사 구현

Compressed SENSE 적용 전후 임상 영상 수준 및 스캔 시간 비교 - 신경 부위(좌)와 심장(우) 영상

대표적으로 필립스는 MRI 촬영 후 스캔 타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Compressed SENSE 기술을 개발했다. 필립스가 독자 개발한 이 기술은 기존 MRI의 순차적 영상 정보 획득 방식을 탈피해, 특정 중요한 영상만을 무작위로 획득해 전체 영상을 완성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영상 품질은 고해상도로 유지하면서 기존 대비 두 배 빠른 속도로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또한 필립스 최신 MRI에 적용된 디지털 네트워크 아키텍처 dSync 환경에 최적화돼 영상을 더욱 신속하고 정확하게 재구성할 수 있다. 일반적인 MRI는 중앙 컨트롤 장비에서 명령을 내리면 각각의 네트워크에서 하나씩 순차적으로 처리를 했다.

반면 dSync는 주요 부위의 네트워크를 개별적으로 제어하게 되면서 중앙 컨트롤 장비의 명령을 동시 다발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로써 MRI 컴퓨팅 속도가 빨라지고 신속하고 정확한 영상재구성이 가능한 것이다. 특히 최근 dSync에 새로운 이미지 재구성 엔진 Recon2.0이 탑재돼 실시간으로 2D 영상을 재구성하거나, 1분 이내 3D 영상 재구성이 가능해졌다.

최신 MRI 기술을 기반으로 촬영 후 스캔, 영상 재구성에 이르는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인체 광범위한 부위에 대해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졌다. 폐·심장·혈관처럼 움직임이 많은 장기들을 포함해 신체 모든 부위에 대해 2D, 3D 등 다양한 시퀀스와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획득할 수 있어 진단의 정확성 및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다.

예를 들어 신경 부위의 3D 영상을 구현하는 특정 케이스의 경우, 기존에는 7분 11초가 소요됐으나 Compressed SENSE를 적용하면 59% 빨라져 3분 6초에도 고해상도 영상 구현이 가능했다. 또한 심장 영상 촬영 시 기존에는 8.7초가 소요됐으나, 필립스 기술 적용 후 50% 빨라져 4.4초안에 영상을 획득한 케이스도 확인된 바 있다.

MRI 검사 시간 획기적으로 단축, 환자 편의성 및 검사 활용도 향상

MRI 검사 시간이 대폭 줄어들면 환자의 검사 편의성도 크게 향상된다. 기존에 긴 시간 검사가 어려웠던 환자들도 빠른 시간 내에 편안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고, 환자의 움직임에 의한 이미지 품질 저하나 재검사 횟수도 줄일 수 있다. 또한, MRI 검사 대기시간도 줄어 환자의 진료 경험이 개선되고, 보다 많은 사람이 MRI 검사의 혜택을 입을 수 있다.

MRI 시간 단축 기술은 더욱 정확하고 효율적인 응급 환자 관리에도 기여한다. 응급 환자의 경우 1분 1초가 예후와 직결되는 만큼 검사와 진단, 치료에 이르는 과정이 반드시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MRI 검사 시간 단축 기술을 통해 앞으로는 응급 환자 진단에도 MRI를 활용해 의료진은 보다 빠르고 정확한 임상적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기술 발전은 의료진의 효율적인 진단, 환자의 긍정적인 진료 경험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의료 서비스 수준 향상에도 이바지한다. 고해상도의 MRI 영상을 짧은 시간 내에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원내 의료진 업무 효율성과 장비 이용 효율성이 동시에 향상된다.

이를 통해 병원의 생산성이 향상되면 결국 환자에게 더욱 비용 효율적이고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가 환원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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