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구 설치 등 청원-홍수종(서울아산) 하은희(이대의대) 홍윤철(서울의대) 교수 등 참여

[의학신문·일간보사=이정윤 기자] 보건의료인 318명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특단의 대책 마련과 대통령 공약사항이었던 직속 미세먼지 특별기구 설치를 청원했다.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 공동대표 최열 이사장이 25일 오전 10시에 국내 미세먼지 분야 최고 의료 전문가들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 김혜애 기후환경비서관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청원서를 전달했다.

보건의료인들이 지난 11일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왼쪽부터)홍수종 서울아산병원 교수, 김창수 연세의대 교수, 홍윤철 서울의대 교수,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하은희 이화의대 교수.

이날 청원에는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홍수종 서울아산병원 교수, 하은희 이화의대 교수, 홍윤철 서울의대 교수, 김창수 연세의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특히 이들 의대교수들은 구체적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생애주기별 미세먼지의 건강 악영향에 대하여 지적하고, 정부의 행동을 촉구했다.

하은희 교수는 "임신기간 동안의 미세먼지 노출은 태아의 성장에 영향을 미쳐 태아 성장 지연, 특히 태아 머리둘레의 감소 및 출생시 체중 감소 뿐만 아니라 출생 후 성장발달 저하 및 신경인지발달 저하, 아토피 피부염 위험 등 성장과정에도 영향을 준다."며 "미세먼지 대책은 배출원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측정과 데이터 수집을 위한 인프라 확충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수종 교수는 "미세먼지에 덜 노출된 아이들의 폐 성장 속도와 임신 중 고농도로 노출된 아이들은 폐 성장에 차이가 있다. 반면, 대기오염을 줄이면 임신 중 미세먼지에 노출되어서 폐 기능이 저하되었던 아이들의 폐 기능이 다시 향상된다."며 "거주지와 도로 간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어린이의 천식발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발병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고 주효한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김창수 교수는 "미세먼지가 증가하면 자살 위험이 증가하며, 게다가 심장 질환이 있으면 미세먼지로 인한 자살율과 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며 "어릴 때부터 미세먼지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초미세먼지는 뇌에 침투해 염증 현상이 발생하며, 이는 아동의 뇌 발달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구조적인 변화와 기능적인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홍윤철 교수는 "2015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미세먼지가 직접 영향을 미쳐 호흡기, 심장, 뇌졸중, 폐암 등으로 사망한 숫자만 1만 2000명으로 추정된다."며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연간 6000명 가량이다. 교통사고 사망자는 상당히 중요한 의제로 다루면서 그 두 배나 높은 미세먼지 사망자에 대한 관리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318명의 보건의료인들은 이날 함께 발표한 성명서에서 "문재인 정부는 출범당시 임기 내에 미세먼지 배출량을 30%까지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서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특별기구 설치를 공약했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미세먼지가 국가 중요 아젠다화 되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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