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검증된 곳, 정신건강 등이 ‘화두’

록 헬스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올 상반기 미국에서 디지털 헬스에 대한 벤처 투자가 34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록 헬스가 200만달러 규모 이상의 투자 거래를 집계한 결과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35억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며 특히 평균 투자 규모는 1790만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는 자금이 풍부한 가운데 업계의 성숙된 여건이 그 배경으로 이 속도라면 작년 총 58억달러 투자 기록에 이어 신기록을 갱신한 전망이다.

이 가운데 상반기 동안 1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곳으로 비침습적 관상동맥 질환 감지 검사 하트플로우(2억4000만달러), DNA-개인맞춤 제품을 판매하는 헬릭스(2억달러), 건강보험 솔루션 업체 컬렉티브 헬스(1억1000만달러), 만성질환 모바일 모니터링 및 관리 업체 리본고(1억500만달러) 등이 있었으며 이들은 동기간 전체 펀딩의 1/5을 차지했다.

아울러 FDA가 디지털 헬스 업체에 대해 사전 인증 프로그램을 통해 심사 절차에 유연화를 꾀하는 가운데 검증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검증된 근거 기반 제품을 개발한 업체에 투자가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인 예로 케톤식을 기반으로 당뇨 관리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타가 1년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뒤 투자를 얻은 바 있다. 또한 스마트 흡입기 업체 프로펠러 헬스, 10건의 연구로 디지털 행동 변화 프로그램이 CDC의 인정을 받은 오마다 헬스, 물질 오남용 치료 앱이 승인을 받은 페어 쎄러퓨틱스, ADHD 디지털 치료 비디오 게임의 승인 신청을 앞둔 아킬리 인터랙티브 랩스 등이 있다.

특히 근래 미국서 유명인사의 자살 사건으로 정신 건강 문제가 주목을 받으며 기술적 행동 건강 솔루션 업체 15곳에 총 2억7300만달러가 몰리는 등 투자가 급증했다. 미국에서는 정신과 의사의 예약을 잡으려면 거의 25일이 걸리는 가운데 정신 건강 앱 등을 통해 더욱 비용-효율적으로 대규모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행동건강 앱 메이커 징거.io는 24시간 감정적 지원 코칭, 치료, 정신의학 서비스를 제공하며, 여러 연구 결과 온라인 인지 행동 접근 프로그램들이 효과를 보인 가운데 이들 문헌을 이용한 솔루션도 개발되고 있다. 랜턴의 경우 선제적 평가를 통해 전문 코치가 지원하는 특정 프로토콜-기반 중재 프로그램을 할당시켜 준다.

또한 기계학습 챗봇 워우봇은 365일 24시간 정신 건강 서비스에 접근을 개선시킬 수 있고 라이라 헬스와 리그룹 쎄러피의 경우 치료인과의 매칭을 용이하게 돕는다. 이밖에 캄닷컴, 10% 해피어 등 정신적 웰빙을 위한 명상적 예방 솔루션까지 투자를 얻었다.

이밖에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는 상반기 투자의 62%가 재투자로 전년도의 51%에 비해 확대돼 단기적 신규 투자에 비해 장기적 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도 보였다.

한편, 그동안 디지털 헬스 업체가 상장하기 까지는 평균 1억3600만달러의 벤처 자금이 투입된 가운데 근래 들어 자금 접근이 용이해지며 과거에 비해 중간 8.2년으로 더욱 오래 비공개 업체로 머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IPO가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상장된 25개 디지털 헬스 업체의 지수는 상반기 동안 22.2%나 올라 동기간 S&P 500 지수 상승률 1.7%를 훨씬 능가했다. 그 중에서도 전문 임상 약사 자문 서비스 업체 타불라 라사 헬스케어가 127.5%로 가장 급등했고 이어 가치-기반 의료를 지원하는 에볼런트 헬스가 77.3%, 원격의료 업체 텔레닥이 64.6% 올라 주목됐다.

그리고 다른 업계와 같이 인수 수요가 풍부한 가운데 디지털 헬스 역시 장기적 유동성을 위해 IPO 보다 유리한 M&A에 의지하는 추세로 상반기 동안 공개된 M&A는 60건 있었다. 대표적으로 아마존이 디지털 약국 솔루션 스타트업 필팩을 10억달러에 인수했고 로슈가 종양학 데이터 업체 플래티런을 사들였다. 또 인수 중 절반은 동일 디지털 헬스 업체에 의한 합병이었는데 올해의 M&A 특징은 메디케어 등 원격의료 규제가 완화된 가운데 트루클리닉, 리치 헬스, 아비지아, 어드밴스 메디컬 등 원격의료 업계 가운데 인수 바람이 분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유망 인수 후보로는 환자에 의약품 할인 카드를 제공하는 굿알엑스가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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