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 다장기이식팀, 2004년 첫 이식이후 17번째
단장증후군, 뇌사자 소장이식 후 새 삶…5년 환자생존율 73.3%

국내 최다 17번째 소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끈 가톨릭의대 다장기이식팀이 소장이식 수술 후 퇴원한 환자 문 모씨(정가운데)와 보호자(환자의 오른쪽)와 함께 환자의 건강을 기원하며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대전성모병원 황정기, 의정부성모병원 김지일, 서울성모병원 정재희, 성바오로병원 김미형 교수, 서울성모병원 외과 김용선 전공의

[의학신문·일간보사=김원준 기자] 가톨릭의대 다장기이식팀이 최근 난치성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고난도 기술의 소장이식에 성공했다. 이로서 서울성모병원은 소장이식 17번째 수술로 국내 최다 기록을 세우게 됐다.

소장이식이 어려운 이유는 다른 장기에 비해 면역거부반응이 강해 면역억제제를 더 강하게 써야하고, 그 결과 이식받은 환자의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식된 소장은 대변이라는 오염원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감염의 위험성이 이식 장기 중 가장 높다.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해도 감염으로 패혈증 까지 진행될 수 있다.

문 모씨(남성, 52세)는 2018년 2월 위장관간질종양으로 의심돼 장절제 수술 중 소장과 대장을 대량으로 절제해 단장증후군으로 진행됐다.
영양분을 소화하고 흡수할 소장과 대장의 길이가 짧고 음식을 입으로 섭취하는 것이 불가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 계속되는 병원 생활로 어려움을 호소하던 중 2018년 4월 초 본원으로 전원했다.
환자는 중심 정맥을 통해 고농도의 영양이 포함된 수액을 공급 받는 총정맥영양법으로 연명하고 있었다. 계속되는 정맥요법으로 간 기능 이상에 이르면서 소장이식에 대한 간절함이 강하던 상태였다.
이식 대기자로 등록해 대기하던 중 2018년 5월 13일 뇌사자로부터 소중한 장기기증을 선물 받고 양호한 경과를 보여 이식 수술 후 38일만인 6월19일 퇴원하게 된 것.
가톨릭의대 다장기이식팀은 2015년 위장관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2세 소아에게 뇌사아의 소화기계 장기 6개를 이식하는 국내 최초 변형다장기이식 수술을 준비하면서 구성됐다.
국내 최초 소장이식수술을 성공시킨 서울성모병원 소아외과 이명덕 교수가 주축이됐던 다장기이식팀은, 이 교수의 퇴임이후 대전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황정기 교수가 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소장이식 수술은 황정기 교수의 주도하에 뇌사자로부터 소장을 적출하고 혈관문합술을 주도한 의정부성모병원 김지일 교수, 성바오로병원 김미형 교수, 환자의 주치의인 서울성모병원 정재희 교수가 주축을 이뤄 만든 팀워크의 결과이다.
2004년 소장이식 수술을 시작한 서울성모병원의 현재 소장이식 후 5년 환자생존율은 73.3%로 외국과 비교해도 수준 높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생존율 관련 연구결과는 장기이식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이식회보 (Transplantation Proceedings)’ 2016년 3월호에 게재됐다.
황 교수는 “다장기이식팀원의 합심된 노력, 외과학교실과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의 적극적 후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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