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청원 동의 6만명 미만…마감까지 20만명 돌파 가능성에 부정적 기류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최근 전북 익산병원 응급실에서 발생한 환자의 의료인 폭행 사건으로 분노한 의료계가 의료기관내 폭행 근절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환자의 의료인 폭행 사건은 국민청원까지 올라온 상황으로 의료계의 강경한 목소리가 청와대까지 전달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익산병원 응급실 폭행 관련 국민 청원 참여 수치(7월 9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단순히 의료계가 의료기관내 폭행 근절을 위한 대국민 홍보를 하고, 사법당국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하더라도 확고한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국민청원과 청와대의 응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전북 익산병원 응급실에서는 술에 취한 환자가 의사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현재 피해자는 현재 뇌진탕, 목뼈 염좌, 코뼈 골절, 치아 골절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전주지방법원은 6일 ‘가해자의 범행의 중대성이 크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사유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으며, 가해자는 9일(오늘) 군산교도소로 이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발생한지 일주일인 지난 현재 청원 동의는 6만명(7월 9일 오전 11시 30분 기준)이 넘어서지 못한 상황이다. 청와대의 응답기준이 되는 20만명에는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수치.

아직 청원 마감까지는 3주라는 기간이 남았지만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파만파 번진 상황에서 ‘너무 더디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동료 의사가 폭행을 당했음에도 ‘나만 아니면 된다’라는 무관심은 물론 대한의사협회의 홍보도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게 의료계 일각의 지적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의사 수가 13만에 육박하는데 고작 6만명의 청원 동의는 말이 안 된다”라며 “당사자인 의사들도 이렇게 관심이 떨어져서야 국민들의 인식 개선이 가능하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료계 한 임원은 “의협에서 의료인 폭행에 대한 집회를 통해 국민과 정부, 국회에 그 심각성을 알린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아쉬운 것은 의사들의 관심부족으로 국민 청원 동의자가 미흡하다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의협 규탄대회 퍼포먼스 ‘무관심’ 보여준 셈=물론 의협은 지난 8일 오후 2시 서대문 인근 경찰청 앞에서 ‘의료기관내 폭력 근절 범의료계 규탄대회’를 개최하면서 국민청원 동의를 위한 퍼포먼스까지 진행했다.

게다가 의협은 이번 규탄대회에서 치과계, 간호계 등 타 직역 보건의료인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국민, 정부, 국회에 의료인 폭행에 대한 그 심각성을 알리는데 최선을 다했다.

반면 이러한 규탄대회와 퍼포먼스마저도 비판 여론이 존재한다. 급박하게 집회를 준비할 것이 아니라 국민 청원에 대한 홍보에 관심을 떠 쏟았어야한다는 이유에서다.

경기도 한 개원의는 “의협의 집회 취지와 의료인 폭행 근절에 대한 의지에는 공감하나 급박하게 집회가 준비됐고, 퍼포먼스도 터무니 없었던 것 같다”며 “퍼포먼스 자체가 이번 사건에 관심을 갖고 규탄대회를 참여한 의료인들이 당시까지 국민 청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즉 의협이 준비한 퍼포먼스 자체가 오히려 의사들의 ‘무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

이 개원의는 “이번 응급실 폭행 사건에 의사뿐만 아니라 모든 직역 의료인들이 공감한 상황이라면 규탄대회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청원 동의 20만명을 돌파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결국 국민 청원은 국민들에게 보건의료인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청원에 참여할 수 있는 퍼포먼스가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20만명을 넘기려면 국민들의 도움도 절대적인데 그동안 의협의 행보를 봤을 때 과연 국민들이 도움을 줄지는 의문”이라며 “그간 의협의 행보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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