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병원, 백반증 환자 임신 결과 분석…일반 임신부 비해 출산율 낮고 유산 1.25배 높아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국내의료진이 백반증이 임신부의 유산 위험이 높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해 주목된다.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박귀영 교수(사진 왼쪽)와 김범준 교수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박귀영·김범준 교수팀은 가톨릭대성빈센트병원 배정민 교수와 함께 ‘백반증이 임신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논문(Pregnancy Outcomes in Patients with Vitiligo)’을 최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해 낸 국내 백반증이 있는 임신부 4738명과 백반증이 없는 임신부 4만7380명의 빅데이터를 비교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결과를 도출했다.

분석 결과, 백반증을 동반한 임신부가 일반 임신부에 비해 성공적인 출산율이 0.87배 낮았으며 자연유산의 빈도는 1.25배 높은 것이 확인됐다. (출산율의 경우 백반증 임신부 66.1%, 일반 임신부 68.9%이며 자연유산의 경우 백반증 임신부 14.7%, 일반 임신부 12.1%)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는 백반증이 임신부의 출산에 있어 유의미한 위험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부분이다.

실제로 다양한 크기의 원형 내지는 불규칙한 모양의 백색 반점이 피부와 점막에 나타나는 백반증은 전 세계적으로 0.5~1%의 유병률을 보이는 비교적 흔한 후천성 탈색소성 피부질환이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유전적 요인과 스트레스, 외상, 일광 화상 등의 보조적 요인과 멜라닌 색소세포를 스스로 파괴하는 자가면역질환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수준.

백반증은 갑상선질환, 당뇨병, 원형 탈모증, 전신경화증, 쇼그렌증후군, 전신홍반성난창, 류마티스관절염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동반된 경우가 많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자가면역질환인 전신홍반성난창의 경우 자연유산, 사산, 자궁내성장지연, 조기분만의 위험성이 2배 증가하고 자가면역 갑상선질환의 경우 전체 유산율이 3~5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지금까지 백반증 환자에서의 임신 결과에 대한 체계적 연구는 이뤄지지 못해왔다.

박귀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피부에 증상을 나타내는 자가면역질환인 백반증 환자에서도 다른 전신적 자가면역질환에서와 같이 성공적인 출산율이 저하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향후 백반증 여성의 부정적 임신 결과를 막기 위해서 보다 적극적인 피부과와 산부인과 협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어 “협진을 통해 백반증 여성 환자의 치료와 관리에 보다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임신 상담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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