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초기 환자 대상 확산텐서영상 등 이용 분석 연구결과 발표
MRI 통한 질병예측·치료반응 생체지표 활용 기대감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국내 연구진이 뇌 시상 부분의 미세구조 감소가 조현병의 원인과 관련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된다.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조강익 연구원.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연구팀(1저자 조강익 연구원)은 조현병 초기 환자들의 자기공명영상(MRI)을 분석한 결과 뇌의 시상 미세구조 감소가 질병과 관련이 있다고 3일 밝혔다.

실제로 ‘시상’은 뇌의 여러 부위를 연결하고 조절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조현병에서 시상의 용적이나 다른 부위와의 연결성 감소는 꾸준히 보고됐지만, 시상 내부 미세구조 변화에 대한 것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바 없었다.

연구팀은 발병 1년 미만의 조현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최신 MRI 촬영 기법을 적용해 시상 핵들의 미세구조를 나타내는 확산첨도를 계산하고 정상대조군과 비교했다.

연구결과, 초기 조현병 환자들의 시상에서 미세구조가 감소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정상대조군에 비해 안와전두피질과 높은 연결을 보이는 시상의 ‘등쪽안쪽핵’과 측두엽과 높은 연결을 보이는 시상의 ‘베개핵’의 확산첨도가 8~9% 정도 감소했다.

특히, 이 미세구조 감소를 보인 시상 부위는 피질과의 연결에 중요한 핵들로 밝혀져 있다.

뇌세포 미세구조는 뇌가 발달할수록 복잡해지며 이들의 감소는 뇌세포 간 신경전달 능력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는데, 연구에서는 시상의 미세구조 감소가 심할수록 환자의 ‘공간 운용 기억’이 더 감소되는 것으로 확인된 것.

서울의대 조강익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초기 조현병 환자들에서 시상 미세구조 감소가 일어난다는 것을 밝혀낸 최초 결과”라며 “향후 MRI를 통한 조현병의 치료반응이나 질병 위험도를 예측 할 수 있는 생체지표로써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SCI 국제학술지 ‘Biological Psychiatry(IF=11.98)’ 인터넷 판에 최근 게재됐다.

(추가 설명 - 서울대학교병원)

△ 시상이란?
뇌의 5개 부분 중 하나인 간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입니다. 겉으로 볼 때에는 두 개의 작은 타원형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것이 좌우 대뇌반구에 하나씩 자리 잡고 있습니다. 주요 기능은 여러 수용기에서 대뇌피질로 전도되는 감각의 임펄스를 중계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시상은 각종 수용기로부터의 신경충격을 대뇌피질로 전달하는데, 그곳에서 신경충격은 깨어 있는 동안 촉각·통증·온도 등의 적절한 감각으로 경험됩니다.

△ 뇌의 미세구조란?
세포와 세포내부의 복잡성을 의미합니다. 미세구조 발달은 뇌의 발달과 비례관계에 있습니다. 특정 뇌 부분의 크기를 뜻하는 용적과 달리 세포간의 밀집정도를 의미합니다.

△ T1-weighted MRI란?
고화질 MRI 영상이며 뇌의 구조를 살피는데 주로 사용이 됩니다.

△ DTI(diffusion tensor imaging)란?
물 분자의 ‘분산 방향’을 측정할 수 있는 MRI 촬영 방법입니다. 시상의 핵들을 구분하고, 여러 핵들이 특이한 백질 연결을 가지는 모습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T1-weighted MRI에서는 시상을 핵으로 나누어내기가 어렵습니다.)

△ DKI(diffusion kurtosis imaging)란?
물 분자의 ‘분산 분포’를 측정할 수 있는 MRI 촬영 방법입니다. 구조들의 확산첨도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 확산첨도는 미세구조의 복잡성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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