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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장애, 한국서도 ‘질병’으로 분류 될까?WHO, ‘ICD-11’ 개정판에 '정신질환’으로 포함시켜 이슈화
국내 전문가, ‘다른 정신 질환보다 우선순위 떨어진다’ 해석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WHO가 ‘ICD-11’ 정식 버전에 게임 장애를 공식 정신 질환으로 포함시키면서 국내에도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도입될지, 된다면 언제가 될지 초미의 관심사다.

ICD는 모든 질병의 종류와 진단법을 담은 국제 지침으로 전세계 보건의료 정책의 핵심 지표로 사용되는 바, 국내에서도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될 경우를 대비해 적절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견과 게임 장애 질병코드 등재 자체를 우려하는 주장 등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18일 국제질병표준분류 최신개정판(ICD-11)을 공개하고 게임 장애(gaming disorder)를 정신 장애(질병)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19년 5월에 개최되는 WHO 총회에서 ‘ICD-11’이 확정·채택되면 2022년 1월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반면 통계청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ICD-11’을 당장 적용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고, 실제 2020년으로 예정된 ‘제8차 KCD 개정’에서는 ‘ICD-10’만 다뤄질 계획으로 빨라야 ‘제9차 KCD 개정’이 논의될 2025년에나 국내도 ‘게임 장애’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정립될 전망이다.

이번에 발표된 ICD-11 초안에 따르면 게임 장애는 행동 장애의 하위분류에 포함되며 이를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3~4가지로 나뉜다.

우선 게임 이용 시작·빈도·중지나 게임 플레이 중에 느끼는 긴장감 등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해야 하며, 게임이 공부나 일 등 업무보다 우선시돼야 하고, 특히 게임으로 인해 직장을 다니지 못하거나 공부를 하지 못함에도 게임을 중단할 수 없어야 한다.

아울러 의사가 게임 장애라는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이 모든 증상이 최소 1년(12개월) 동안 지속돼야 하고 우울증이나 조울증 등 다른 정신 질환으로 인해 게임에 의존하는 사람은 게임 장애로 진단할 수 없는 것으로 명시됐다.

흔히 ‘게임 때문에 타인을 해쳤다’고 표현하는 행동도 게임 장애로 분류되지 않는다.

즉,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해 본인 또는 주변 사람에게 물리적인 피해를 가하는 경우에는 게임 장애와는 다른 정신 질환으로 구분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ICD-11의 게임 장애 진단 기준 내용을 두고 전문가는 ‘다른 정신 질환에 비해서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ICD-11을 살펴보면 게임 장애 진단 기준을 까다롭고 복잡하게 만들었다기보다는, 질병으로 분류하고는 있으나 도박·알코올 중독이나 조현병 등 다른 정신 질환에 비해 우선순위를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하지만 질병이 될 경우를 대비해야 하는 것을 맞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신건강복지법이 있는 것처럼 알코올, 도박, 마약, 인터넷, 게임 등을 모두 아우르고 중독이라는 개념 전체를 포괄하는 가칭 ‘중독관리법’의 제정을 통해 좀 더 깊이 있는 연구와 치료법 등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여러 대비 방법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부 의료계에서는 객관적인 연구가 부족한 ICD-11의 정신 장애 질병코드 분류 및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을 이어오기도 했다.

지난 3월 열린 ‘게임문화의 올바른 정착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에서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는 게임에 빠진 사람들은 공존질환을 많이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중독에 대한 종적연구 등이 알코올과 같은 전통적인 중독증상과 같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한덕현 교수는 “개임장애의 75%는 우울증, 60%는 강박증, 57%는 불안장애와 관계됐다”며 “특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는 100%에 가까워 공존질환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고 중독 핵심 증상인 ‘금단’과 ‘내성’이 ICD-11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교수는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진단 기준이 만들어진다면 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도움을 받지 못하거나 치료를 받을 수 없으니 제대로 된 타겟팅을 바탕으로 진단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편, 국회에서도 게임 장애의 질병 등재를 위해서는 다각도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 바 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최근 ‘ICD-11 등재, 무엇이 문제인가?’에 참석해 “게임 중독과 질병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융합연구가 필요하다”며 “국회 차원에서 복지부와 문체부가 함께 게임의 정신적, 신체적 영향을 검토하는 객관적인 연구를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게임 장애의 정신 질환 분류를 두고 많은 논란과 우려가 있는 가운데 의료계 및 관련 업계, 정부와 국회 등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윤식 기자  21hero@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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