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형 창의인재 육성위해 절대평가 도입’…경쟁에서 협력으로 기본에 충실한 교육 모토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2014년 국내 최초로 전 학년·전 과목을 대상으로 절대평가(Pass/Non-pass) 제도를 도입하고 올해 2월 첫 졸업생을 배출한 연세의대가 진정한 ‘융합형 창의인재’의 육성을 위해 학생평가제도를 개선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학장 송시영)은 22일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 유일한 홀에서 ‘의과대학 학생평가제도 혁신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연세의대 김동석 신경외과학교실 교수

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김동석 연세의대 신경외과학교실 교수는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연세의대가 절대평가를 도입해 학생평가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연세의대는 학생들을 평가하기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고 교수들이 타당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를 설계하기 위해 현장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절대평가 제도를 파격적으로 도입한 연세의대는 학생들에게 문제해결 및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고 대학이 설정한 학습목표의 달성, 자기주도 학습과 학생 상호간 협동학습, 잠재력과 창의력 및 다양성을 평가해 졸업 후에도 각자가 자기 개발 능력을 완성시켜 미래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김동석 교수는 최근의 ‘의학교육’은 구조 및 과정 중심에서 역량·성과 중심 교육으로, 학습에 대한 평가에서 학습을 촉진하는 평가로, 단편적 지식의 수동적 습득에서 자기주도적 평생 학습자로, 패러다임이 전환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동석 교수는 “의사의 학습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며 “소위 말해 학습을 촉진하는 평가는 단순히 학생을 분류하고 순위를 매기는 시험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즉, 평가과정이 교육과정에 내재돼야 하며 가장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하고 각 학생의 학습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평가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현재라는 것.

김 교수는 “이 같은 의학교육의 흐름에 부응하는 평가방법 중 하나로 연세의대에서 절대평가를 도입한 것”이라며 “상대적 기준은 규준참조평가(Norm-referenced)이고 절대적 기준은 준거참조평가(Criterion-referenced)라고 하는데 준거는 사전에 정의된 수행, 성취, 역량의 수준을 의미하며 피험자 집단의 수행과 상관없이 특정 수준의 역량기준에 따라 개인의 수행을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동석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상대평가 제도에서는 모두 우수해도 필연적으로 120단계의 등수로 분류되고 동료의 성취(저하)에 의해 본인의 성취 수준이 결정되는 한계가 존재한다.

다시 말해 불필요하고 과도한 경쟁에 따른 스트레스와 불안이 시험 점수를 높이기 위한 공부로 유도해 아는 것과 모르는 것,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정보를 줄 수 없는 평가 결과로 이어진다는 의미이다.

김동석 교수는 연세의대의 경우, 절대평가 도입을 통해 △성과중심 교육 완성 △학습동기 변화 △잠재적 능력 실현 △협력적 관계 형성 △정서적 안녕감 등을 지향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역량과 성과에의 도달 여부를 판단하는 평가를 통해 외적 동기에서 내적 동기로 변화시켜 자기주도적 학습을 촉진하려 했다”며 “동료 간 경쟁이 협력이 되고, 다양성과 창의성이 발휘되는 연구역량을 강화하는 효과와 불안과 스트레스가 경감되는 효과도 절대평가 도입의 특징”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연세의대는 기조강연 후 이어진 토론회에서 ‘연세의대 절대평가 4년의 성과와 향후 과제’라는 주제를 두고 안신기 연세의대 교수, 이종태 인제의대 학장, 허성택 연세의대 본과 4학년 학생, 이영환 영남의대 교수 등이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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