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수필가협회, “의사들 문학 접하고, 인간 감성 이해해야”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암기식 교육으로 의‧과학 근거에 익숙한 의사들이 진료와 연구뿐만 아니라 ‘문학’을 접하고, 인간의 감성을 이해해 나가야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국의사수필가협회(회장 김인호)은 지난 16일 오후 5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한국의사수필가협회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의료계 대표자들과 회원들.

이 자리에서 참석한 의료계 대표자들은 의사들이 문학적 소양 함양을 통해 이성뿐만 아니라 감성을 갖춘 사람이 되자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김인호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의사는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느라 힘들지만 잠재돼 있는 개인의 고뇌는 무겁고 복잡하다”며 “이러한 생활 속에서 의사들은 수필을 쓰면서 스스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김인호 회장

김 회장은 “의사들이 취미로 시작한 문학모임이 의사수필가협회가 된지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그동안 동인지 발간과 젊은 의학도 참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협회는 대외적 위상 정립은 물론 대내적으로 결속하면서 내실을 다져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의사수필가협회는 꾸준히 회원들이 늘어나면서 의료계에서도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주목하는 단체로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는 물론 의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 여자의사회 등 전 의료계에서 인성함양을 위해 수필쓰기에 대한 저변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것.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최대집 의협회장은 “출판사를 7년 정도 운영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 권의 양서가 사람에게 깊은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의사들은 과학적 논증에 익숙해져 있는데 수필은 직관적인 것을 사실로 표현하는 다른 영역”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수필은 삶의 가치를 발견하고, 깊은 공감과 소통을 요구하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의사는 자연과학이지만 그 대상인 인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의협 치원에서 의사들이 집필 활동을 지원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최 회장은 “의학교육에는 인문학적 교육이 부족한데 이런 현상에서 의사수필가협회가 있어 다행”이라며 “젊은의학도를 대상으로 해마다 공모전을 진행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 앞으로 의협도 의사문인들의 집필 활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른 의료계 지도자들도 최 회장과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도 “어릴적 동시를 쓰기도 했지만 이후 암기식 교육만 하다보니 글쓰는 것에 멀어졌다”며 “생각해보니 글로 표현하고 타인이 이를 읽고 공감하는 것은 창조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의료계는 사방이 어려운 현실인데 이러한 창조적 사고방식으로 접근한다면 해결책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자의사회 이향애 회장은 “의사들이 글을 쓰는 것을 보고 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앞으 ‘사’가 직업은 소멸되고 ‘가’자 직업이 살아남을 것이다. AI시대에 창조적인 직업인 소설가, 수필가, 무용가 등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는 의료계 대표자들인 최대집 의협회장,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 장성구 의학회장, 이향애 여의사회장이 참석했으며, 에세이문학, 에세이스트, 한국산문 등 관계자들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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