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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피오돌 문제가 증명한 토종 신약개발의 필요성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한 다국적제약 독점 의약품이 환자를 볼모로 터무니없는 가격인상을 요구, 갑질행태로 비난 받고 있다. 그러나 좀 더 들여다보면 이 회사만 그런 것이 아니다. 상당수 다국적 오리지널이 겉으론 아닌 듯 하나 사실은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경각심과 동시에 차제에 국내 신약개발이 국가적 과제임을 되새기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영주 부국장

프랑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제약 게르베코리아의 간암 색전술에 쓰이는 조영제 리피오돌은 경동맥화학생전증(TACE) 시행시 그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CT 촬영조영제 이다. 비슷한 효능 제품이 없지 않으나 효능·안전성 등으로 볼 때 대체불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국내 보험당국에 무려 500% 약가인상(보험상한가 5만2560원→26만2800원)을 요구했다. 상식선을 넘어선 요구이고, 일반적으로 관철이 쉽지 않다. 그 즈음에 공급이 줄고, 시장철수 가능성이 돌며 환자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래서 회사가 환자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속에 다국적제약 오리지널의 대표적 갑질행태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사실은 다국적 오리지널의 환자를 볼모로 한 이같은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번 리피오돌과 같은 꼭 필요하면서, 대체 약제가 없는 독점적 신약의 국내 도입의 경우 일종의 패턴이 있다. 허가과정을 거쳐 약가협상에 이르면 몇 차례의 진통을 거친다. 업체측이 제시한 가격과 보험당국이 생각하는 가격간 차이가 큰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다국적제약은 서두르기 보단 시간을 갖는 쪽을 택한다. 우선 환자가 약값의 전액을 부담하는 비보험약으로 출발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환자의 비용부담은 줄이고 사용예는 늘리며 때를 기다린다. 그리고 시간은 결국 이들 편이다. 가격협상이 다시 시작되면 벼랑 끝 전술이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 협상에 공전이 이어지며 합의가 좀처럼 이뤄지지 못할 즈음 시장철수 가능성을 흘리고, 신약의 우수성을 경험한 환자들이 나서 정부를 압박하는 수순이 이어진다. 환자 입장에선 하루라도 빨리 뛰어난 효능의 신약을 보험등재를 통해 저렴하게 복용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이같은 환자들의 심리를 자극해 환자들을 볼모로, 환자의 등 뒤에 숨어 자신의 이익만을 챙긴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것. 예전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의 국내 도입과정이 그랬고, 최근 비소세포폐암치료제 ‘타그리소’도 이 범주에 속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산정을 둘러싼 다국적제약의 이 같은 뻔한 수에 우리 정부나 환자들은 알면서도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강제할 수 있는 뾰족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타그리소의 경우 제조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건강보험공단과의 가격협상과정에서 자신들이 제기한 국내 가격이 세계적으로 가장 저렴한 가격이라며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속사정을 알고보면 우리나라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비슷한 효능의 토종신약 한미약품 올리타가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시장선점에 대한 경쟁이 붙은 상황에서 그들로선 상당부분 양보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었다.

리피오돌의 터무니없는 가격인상 요구는 다국적제약 오리지널 의약품의 갑질 행위에 대한 끊임없는 경각심 및 시스템적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동시에 토종 신약개발이 왜 국가적 차원의 문제인 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영주 기자  yjkim@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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