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방법과 약제개발현황·임상시험 결과 등 총망라
분당 서울대 우세준 교수팀 유명 저널에 첫 연구 보고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국내의료진이 ‘유전성 망막질환을 치료하는 유전자치료법에 대한 최신 지견’을 정리해 안과학 학회지 중 인용지수 1위인 ‘Progress in Retinal and Eye Research’에 망막질환 관련 연구로는 국내 최초로 게재해 화제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사진 왼쪽)와 주광식 교수

게재의 주인공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안과 우세준, 주광식 교수팀으로 망막색소변성 등 유전적 원인으로 시세포가 변성하는 질환의 치료방법 개발현황 및 임상시험 결과를 총망라해 정리해 최근 FDA 승인을 받은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제의 현황과 한계점, 향후 개발 방향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고 14일 밝혔다.

유전성 망막질환은 인구 3천 명당 1명의 빈도로 호발하는 질환으로 다양한 유전자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데 양쪽 눈에서 시력 및 시야 장애를 초래해 대부분의 경우 실명하게 되는 난치성 질환이기도 하다.

현재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 유전자치료, 줄기세포치료, 인공망막이식의 4가지 방법이 존재하는데 이 중 근본적으로 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유전자치료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 지난 2017년 12월, 유전성 망막질환을 치료하는 유전자치료제가 유전자치료 분야에서 처음으로 미국 식약청 FDA에 의해 승인됐다.

보레티젠 네파보벡(voretigene neparvovec, 상품명은 룩스터나(Luxturna, Spark Therapeutics 회사, 미국))이라고 불리는 이 치료법은 바이러스를 이용해 RPE65 유전자를 망막세포 내로 전달해 돌연변이된 RPE65 유전자를 보충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유전성 망막질환은 다양한 유전자들의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데 그 중 RPE65 유전자는 정상적인 시력을 위해 RPE65 효소를 생성시키는 필수적인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RPE65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나타나면 망막세포내의 RPE65 단백질이 감소하고, 결국 망막세포가 파괴돼 시력이 소실되는 것이다.

이번에 FDA 승인을 받은 유전자치료는 정상적인 RPE65를 생성할 수 있는 DNA를 바이러스 안에 담아 이 약물을 안구 내로 주입하는 방식이다.

정상적인 RPE65 생성용 DNA가 망막세포 안으로 들어가 작동하면서 결과적으로 망막세포의 파괴를 막고 시력을 회복시키는 방법으로 치료된다.

이는 유전자치료에 있어 획기적인 사건이지만 아직까지 치료받을 수 있는 환자가 제한될 뿐만 아니라 치료효과도 완벽한 상태가 아니다.

특히 치료제를 개발한 스파크사는 1회 치료에 85만불(한화로 10억 원), 한 눈만 치료할 경우에는 42만5천불(한화 5억 원)이라는 약가를 제시하고 있어 치료제의 경제적 부담도 큰 상황이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유전자 치료의 효과를 높이고 더 많은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유전자치료제의 조건들을 이번논문을 통해 제시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우선은 현재 유전자치료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바이러스 및 비바이러스 유전자치료의 장점을 취합한 새로운 융합 유전자치료제에 대해 소개했는데 이를 통해 유전자치료가 보다 안전하고 반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유전자가위와 줄기세포를 이용해 아직까지 치료가 불가능했던 우성 유전성 망막질환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우세준 교수는 “유전자 치료제의 승인을 통해 많은 유전성 망막질환 환자들이 실명을 피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며 “이를 계기로 더욱 많은 유전자 치료제의 임상시험과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유전자 치료는 그 효과나 적응 환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 아직은 많은 한계를 갖고 있으며 치료가 가능한 환자를 찾기 위해서는 유전자 검사가 용이해야하고 가격이 낮아져야 해 이를 위해서는 의학계와 정부의 노력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한 연구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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