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시도의사회장단 회의서 ‘정부 전향적 협상 태도 기대’…투쟁 여지는 남겨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가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정책을 위해 논의 중인 ‘의정실무협의체’를 중단하지 않고,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향후 정부의 전향적인 협상 태도를 기대하면서 의정실무협의체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14일 오후 4시 어린이집안정공제회에서 열리는 ‘제2차 의정실무협의체’는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가 일방통행식 대화를 지속한다면 의협은 전 의료계가 동참하는 집단휴진 등 강경 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여지는 남겨둔 상황이다.

의협은 지난 9일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단과 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날 회의는 현 집행부와 시도의사회장들의 상견례 차원에서 의제를 결정하고 않고 논의가 진행됐다.

의협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지난 5월 31일 최종수가협상 결렬 후 대통령의 적정수가 보장에 대해 피켓을 들며 지적하고 있다.

의협 방상혁 상근부회장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집행부와 각 시도의사회장들은 의정실무협의체에 대한 지속성을 두고 격론을 펼쳤다.

현재 앞선 수가협상이 결렬되고, 일부 비급여 항목의 급여화에 대한 논의 과정을 봤을 때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과 향후 정부의 협상 태도를 지켜보며 실익을 가져와야한다는 의견이 충돌한 것.

앞서 의협 최대집 집행부는 내년도 의원 유형 수가협상 결렬과 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내비치며, “이제 의료계의 투쟁은 선택이 아닌 필연이다. 의정협의를 중단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의협이 의정실무협의체를 이탈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 시도의사회장들과의 회의에서 충분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협의체를 유지하기로 했다.

의협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현재 상황에서 정부를 신뢰하고 의정협의를 지속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해 격론이 있었지만 결국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를 기대하면서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협에서는 6월 중으로 온라인 토론을 통해 향후 의료계 대정부 투쟁 방향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서는 만큼 향후 의정협상과 투쟁의 향방은 묘연하다.

방 상근부회장은 “의정실무협의를 진행하면서 정부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의협에서는 강경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고, 이번 회의에서 시도의사회장들은 의협의 투쟁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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