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체계·근로형태 개선 필요성 제기…근무제 개선 컨설팅 병원들에 도움 줄 것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간호사 인력 시장을 수요자 중심이 아닌 공급자 중심으로 생각해 근로형태, 근로환경 등을 공급자에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노무 전문가로부터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8일 서울성모병원 의생명산업연구원 2층 대강당에서 개최된 대한병원협회 주관 ‘2018년 간호사근무제개선 권역별 설명회’에서 최우창 노무법인 휴먼플러스 대표로부터 나왔다.

이날 설명회는 지난 1일 부산 지역, 5일 광주 지역에 이은 마지막 권역별 설명회로 200여 명의 병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우선 간호사 실태조사 결과 이직의사가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64%를 차지했고 3~5년차 간호사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 3~5년차 간호사의 가치는 높아졌지만 이에 따른 직급 및 임금 등은 병원 내에서 인정되지 않아 그 가치를 인정하는 다른 병원이나 타 분야로 이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우창 노무사는 “간호사 직급체계 개선이 필요하고 직급에 따른 임금 인상 등 대우도 개선돼야 한다는 의미”라며 “평가제도 및 승진제도를 설계해 우수한 숙련 간호사들에게 승진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노무사는 회사가 근로조건을 정한 후에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것이 인력시장의 일반적인 특징이지만 간호사 시장은 수요가 중심이 아니라 공급이 중심인 시장인 만큼 간호사들이 원하는 형태의 근무 환경을 갖추지 않으면 병원들이 간호사를 채용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공급자 중심으로 생각하고 근로형태와 근로환경 등을 공급자에 맞추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아울러 최우창 노무사는 인사제도를 바꿔 책임간호사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최 노무사는 “책임간호사를 늘린다는 것은 책임을 부여하고 리더를 만든다는 것”이라며 “책임간호사가 후배 간호사를 교육 시키는 역할도 하는 등 다양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병원 내부에서 승진에 너무 인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간호사 채용공고에 병원들이 복리후생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게재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며 “병원들 각자가 갖고 있는 장점을 홍보할 필요가 있으니 채용공고문 개선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최우창 노무사의 의견에 병원 간호사들도 공감의 뜻을 표했다.

이상의 분당제생병원 간호부장은 “병원 내에서 간호부가 가장 많은 직원들이 있지만 승진기회가 많지 않다”며 “이번 근무형태 개선 컨설팅을 계기로 조직을 전면적으로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분당제생병원은 최근 간호부 팀장은 차장급으로, 수간호사는 과장급으로 직급을 상향 조정하고 그 아래 계장과 주임은 자동 승급제를 도입하는 등 큰 변화를 줬다.

지난해부터 대한병원협회의 주관으로 병원들의 신청을 통해 실시 중인 ‘간호사 근무제 개선 병원 컨설팅’일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모양새인 것.

이상의 간호부장은 “병원협회에 컨설팅을 신청해서 직접 노무법인으로부터 컨설팅을 받아 많은 도움이 됐다”며 “간호부 직제 개편과 관련한 컨설팅을 의뢰하지 않았다면 행정부서에서 쉽게 추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영 전주 대자인병원 간호부장 또한 “컨설팅을 통해 간호사들의 연봉이 100만원~150만원까지 인상되는 효과가 있었다”며 “근무제 개선 컨설팅이 다수의 병원들에서 효율적인 간호사 운영이 가능토록 할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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