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 최진욱 의사·형민혁 간호사, 지극한 부성애 “환자 공감하는 능력, 최고의 자산”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말기 간 질환으로 생사의 기로에 선 아버지에게 간을 기증하기 위해 2006년과 2014년 각각 수술대에 올랐던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과 대학교 1학년 학생이 의사와 간호사가 되어 간이식 환자를 돌보는 수호천사가 됐다.

(왼쪽부터)최진욱 임상강사와 형민혁 간호사

그 주인공은 서울아산병원 간이식 병동에 근무하는 최진욱 외과 전문의와 형민혁 간호사이다. 간이식 병동(102S)에서는 모두 동병상련의 아픔을 아는 의사와 간호사로 통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배에 15cm가 넘는 수술 흉터를 가지고 있다. 생사의 기로에 서있던 아버지를 위해 선뜻 간을 기증한 효도의 표식이다. 이제 이들은 간이식 병동에서 아버지와 같은 처지의 환자들을 위한 삶을 선택했고, 아버지의 투병과 자신들의 간 기증 경험을 환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최진욱 전문의는 당시 고3이었던 2006년 1월 3일에 간경화로 고생하던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 일부를 기증했다. 간이식 수술은 간이식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교수팀이 집도했고 성공적으로 끝났다.

최 전문의는 어린 시절부터 간 질환으로 고생하던 아버지를 지켜보면서 환자를 위한 삶을 결심했다. 아버지의 투병 생활과 자신의 간 기증 경험이 의료인의 길로 자연스레 이끌었고, 현재 간이식외과 파트를 자원해 아버지가 입원했던 병동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최진욱 전문의는 “간이식을 받은 후 회복 중인 중환자를 돌보느라 하루 2~3시간씩 쪽잠을 자야하지만 환자들을 보면 모두 부모님 같아 소홀할 수 없다”며 “지난 달 아내가 예쁜 딸을 출산했는데 너무 바빠 2번 밖에 보지 못해 딸과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간이식 최다 5천례를 달성하는 등 국내 및 세계 간이식의 발전을 선도하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것에 항상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한편 형민혁 간호사는 당시 대학교 1학년이었던 2014년 1월 29일 간암으로 생사의 기로에 선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 일부를 기증했다. 아버지의 간이식 수술 역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교수팀이 집도했고 성공적으로 끝났다.

형 간호사의 아버지는 젊은 시절부터 B형 간염을 앓았고 간경화 진단을 받았다. 이후 간암까지 발병해 간절제술과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1년 후 다시 암이 재발했다. 역시 간 질환으로 고생하던 아버지를 지켜보며 간호사의 길을 결심했고, 지금은 아버지가 입원했던 간이식외과 병동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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