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환자안전일’ 환자안전활동 UCC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 을지병원 10층 병동 이야기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2006년 올해의 인물로 ‘당신(YOU)’을 뽑아 큰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웹을 통해 대가 없이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위키피디아에 자신의 지식을 제공하는 등 능동적 네티즌이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기둥을 만들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와 같은 흐름에 동참하는 것에 의료인들도 망설이지 않고 있다. 환자를 돌보고 남는 자투리 시간을 의미 있게 활용해 안전을 지키며 교육하는 영상을 만들고 공유하며, 스스로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 역할을 하는 분위기가 널리 퍼지고 동시에 성과도 내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복지부 주관으로 열린 제1회 환자안전일 기념행사 속 ‘환자안전활동 우수사례 및 UCC, 포스터 공모전’ UCC 부문 시상식에서 을지병원이 최우수상(1등)에 선정됐다.

(왼쪽부터) 을지병원 안정병동 박정현 파트장, 을지병원 이현주 QI실 팀장

을지병원이 만든 ‘낙상 히어로’라는 제목의 UCC는 환자 스스로 낙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방심을 떨치고 갑작스런 증상 시 도움을 요청하는 수칙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았는데, 마마무의 히트곡 ‘나로 말할 것 같으면’을 활용한 리듬감 있는 랩과 율동으로 교육 효과뿐만 아니라 재미도 함께 잡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번 영상 제작을 이끈 을지병원 10층 안정병동 박정현 파트장은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QI 대회 등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십분 활용했다. 편집 같은 부분도 전문적이지 못했지만 총 10명이 서로 도와가며 같이 고생하고 즐겁게 했던 것들이 보람으로 다가온 것 같아 기쁘다”라고 말했다.

원내에서 낙상사고 방지 TF팀의 간사도 맡고 있는 박정현 파트장은 영상 제작에 앞서 수차례 화의와 함께 사례 분석 등을 통해 꼭 필요한 부분들을 점검해 나갔다. 폐쇄병동으로 구성된 특성과 치매 등을 앓고 있는 고령 환자들이 침대 사용에 미숙해 사고가 다수 발생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예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동석한 이현주 QI실 팀장도 “수상은 예상했지만 1등의 영광을 얻을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며 “앞서 쾌변 체조 영상 등 재미있고 환자들에게 도움 되는 컨텐츠를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잘 만드는 팀이라는 믿음으로 적극적인 요청을 했다. 환자 안전이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예방을 통해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했다”고 의미를 전했다.

그는 “병원이 한참 어려운 순간들을 보내다가 새롭게 도약하고 있는 시점에서 기쁜 소식이고 솔선수범하는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며 직원 조회 때는 물론 안전 교육용 자료로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작 과정에 있어 완벽과 프로 같은 모습은 중요하지 않았다. 핵심은 참여자 모두가 스스로 즐기면서 했다는 것으로 미리 한달여 간에 제작 시간을 정해서 과부화가 없이 제작할 수 있도록 배려한 부분도 눈에 띄었다.

동영상으로 찍고 남기며 추억으로 되돌아 볼 수 있는 부분을 과정으로 간직하고, 그룹웨어 등 공유를 통해 과별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성과였다. 여기에 수상의 영광까지.

멈추지 않고 박정현 파트장은 “향후 화재 훈련 시나리오를 가지고 진짜 불이 났을 때를 가정해 시뮬레이션 교육 영상 자료를 만들고 싶다”며 병원에 치명적인 화재 예방 관련 UCC 영상도 제작하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의욕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올해만 해도 밀양 세종병원 화재 등으로 국민들이 감당하기 힘든 큰 고통을 겪은바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현주 팀장은 “병원이 참 행사도 많고 바쁜 상황에서 협조해주지 않으면 혼자서 해낼 수 없는데 큰 힘이 된다”며 “환자 안전에 대한 관심이 강화되고 있는 요즘 집에서도 병원이 걱정될 때가 많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을 대비해서 긴장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환자 확인 분야에서 더더욱 철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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