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천공술-빈혈치료제 병합치료로 합병증 크게 줄여
아주대병원, 환자 98%에서 혈관 재생---‘뇌졸중’ 온라인판 게재

[의학신문·일간보사=이상만 기자] 국내 의료진이 급성 모야모야 환자에서 두개골과 뇌막에 작은 구멍을 뚫는 두개천공술과 빈혈치료제를 병합 치료하여 혈관 재생을 유도하는 새로운 치료기술을 선보였다.

모야모야병은 뇌 안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서서히 좁아지다가 결국 막히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뇌에 공급되는 혈액이 부족해지면서 이를 보충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미세 혈관이 자라는데, 이 혈관이 연기가 피어나는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일본어로 ‘모락모락’이라는 뜻인 ‘모야모야’병으로 부른다.

병합 치료 후 뇌혈관 조영술에서 혈관재생을 보이는 사진(위) 및 관류 CT 사진에서 혈류개선을 보였던 환자 영상(아래).

모야모야병의 가장 중요한 합병증은 혈액 공급이 떨어져 생기는 뇌경색이다. 부족한 혈류량을 늘리기 위해 뇌 바깥의 혈관을 뇌혈관과 직․간접적으로 연결하는 수술(혈관우회로술)을 가장 많이 시행하는데, 급성 뇌경색이 발생한 환자는 전신마취 후 장시간 혈관우회로 수술을 하게 되면 허혈성 뇌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25% 정도까지 높아진다. 다른 치료법으로 국소마취 상태에서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내서 혈관 재생을 유도하는 두개천공술을 하더라도 신생 혈관 생성률이 최대 60% 밖에 안 돼 충분한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 연구로 일반적인 혈관우회술에 비해 합병증 발생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아주대병원 뇌졸중팀(신경과 홍지만․이진수․이성준․최문희, 영상의학과 최진욱, 신경외과 임용철 교수)은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 뇌경색 급성 증상과 혈류 저하를 동반한 모야모야 환자 37명을 대상으로 두개천공술과 빈혈치료제 병합 치료를 시행했다. 병합치료는 양측성 모야모야 환자를 포함하여 총 50부위에 대하여 시술했다.

연구 결과, 퇴원할 때에 비해 6개월 뒤 신경학적 기능이 호전됐고 시술한 50부위 중 98%에서 혈관이 성공적으로 재생했다. 시술 전후 중대한 합병증은 없었고, 환자 2명에서 일과성 허혈 증상이 있었으며, 1명에서 경미한 뇌경색 재발이 있었다. 이는 일반적인 혈관우회술의 합병증 발생률인 25%에 비해 병합 치료의 합병증 발생률은 8%로 합병증 발생률을 1/3 이하로 줄인 것이다.

그리고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빈혈 치료제는 과거 30년 이상 사용한 약물로, 본 연구팀의 연구와 다른 여러 연구에서 이미 빈혈 치료인 조혈작용 외에도 뇌 보호작용과 혈관재생에 기여한다는 점이 밝혀져 있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주관한 아주대병원 신경과 홍지만 교수는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고통 받는 모야모야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기술을 소개하게 돼 기쁘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과 약물투여가 병합된 새로운 융합기술을 통해 향후 모야모야 환자뿐 아니라 관류 저하가 동반한 허혈성 뇌경색 환자까지 넓게 적용할 수 있는 통합적 혈관 재생치료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줄기세포 재생의료 실용화 분야)의 지원으로 진행했고, 뇌졸중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뇌졸중(Stroke)’ 5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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