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라프라제 조기 치료로 헌터증후군 신체적 증상을 예방하거나 약화 가능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헌터증후군은 리소좀 효소의 결핍으로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이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축적되면서, 신체 여러 조직에 점차 ‘진행성 손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경우 출생 직후에는 임상적 특징 없이 지내다가, 꾸준히 질병이 진행되며 성인이 되기 전에 사망에 이르게 된다.

헌터증후군의 초기 증상으로는 관절이 굳어지는 관절 경축과 이로 인한 움직임의 제한, 튀어나온 넓은 이마, 평평한 얼굴, 돌출된 눈 등 독특한 얼굴생김 등이 있으나, 이러한 증상들도 비특이적이며 바뀔 수 있어서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헌터증후군의 최초 증상이 주로 영유아기에 발현되는 만큼, 사노피 젠자임은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엘라프라제의 사용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HGT-ELA-038)는 1.4~7.5세 헌터증후군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엘라프라제의 안전성과 내약성 등의 임상 효과를 평가했다.

해당 연구에서 임상 시작 시 요중 GAG(glycosaminoglycans) 수치의 기저치 평균은 738.3 μg/mg creatinine(표준편차 ±165.2)였으나, 치료 53주차 평균 수치는 402.4 μg/mg creatinine(표준편차 ±162.1)로 감소한 것이 확인됐다.

또한 치료 18주차에 간과 비장 크기 모두 기저치 대비 감소한 것이 나타났다. 이를 비롯해 해당 연구 결과를 통해 소아 헌터증후군 환자에게서 엘라프라제 투여의 효과와 안전성, 내약성이 FDA 승인의 기반이 됐던 임상 2/3상의 결과와 유사한 것으로 입증됐다.

나아가 1세 미만 8명의 영아를 대상으로도 엘라프라제 치료의 안전성이 확인됐으며, 질환의 증상 또한 개선하거나 안정화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해당 연구의 참여 환자는 생후 10일부터 6.5개월 사이였으며, 치료 기간은 6주에서부터 5.5년까지 다양했다.

연구 결과 엘라프라제 치료 시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8명 중 주입 관련 반응(infusion related reaction, IRR)을 나타낸 환자는 없었다. 또한 6주 이상 치료를 받은 모든 환자에게서 일부 신체적 증상이 개선 또는 안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엘라프라제의 조기 치료 효과는 치료 시점을 달리한 헌터증후군 형제 환자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두 형제는 각각 생후 36개월과 4개월부터 엘라프라제 투여를 시작했으며, 이후 2년 동안의 치료 효과가 평가됐다.

치료 32개월차에 생후 4개월부터 치료를 시작한 동생 환자는 삼출성 중이염을 제외하고는 같은 나이에 형에게서 발현된 대부분의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상대적으로 늦게 치료를 시작한 형의 경우, 치료 기간 동안 발달 지수의 감소로 인한 행동 장애 및 단어 습득 제한을 내보였으나, 동생은 정상 범위를 다소 밑도는 수준의 발달 지수를 나타냈다.

이는 엘라프라제를 통한 조기 치료가 헌터증후군의 신체적 증상을 예방하거나 약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위 같은 치료 예후를 바탕으로, 유럽 헌터증후군 전문가 협회는 진행성 GAG 축적과 임상적 증상 발현의 관계를 고려해, 질병 진단 후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엘라프라제를 통한 헌터증후군 효소대체요법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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