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결국 정복해버렸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200(앨범차트) 1위를 차지하며 국내 음악계에 강렬한 충격을 주고 있다.

3대 메이저 기획사에 포함되지 못하며 관련 분야에서 ‘흙수저’로 불렸던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탄탄한 실력 △모방하지 않는 독보적 색깔 △SNS를 통한 강력한 팬덤 구축 △멤버들 간의 자유로운 학습을 통한 발전 등이 주효했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아직 영세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의료기기산업도 배울 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송석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자유한국당)도 지난 29일 개최된 제11회 의료기기의 날 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성과를 언급하며, 국내 의료기기 분야도 앞으로 세계를 호령하길 바란다고 덕담한바 있다.

먼저 국내 의료기기 업체는 경쟁력을 갖춘 자신만의 신기술이 절실하다. 4차산업 혁명의 중심이 되겠다면 어떠한 글로벌 기업의 기술 보다 무조건 우위에 있어야 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하나의 산업에 있어 패스트팔로워가 아닌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장점이 필수적이다.

방탄소년단은 유명 작곡가가 던져준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음악과 틀에 박힌 안무를 통해 성공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가장 좋아했던 힙합을 기본으로 EDM 등 각종 최신 트렌드를 접목해나가며, 문학적인 가사를 전하는 랩과 섹시한 보컬을 구성했고 남자아이돌의 기본 덕목인 칼군무는 날을 바짝 세웠다.

또한 활발한 SNS 소통도 밑거름이다. ‘아미’로 불리는 팬클럽이 그룹의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공연장에서 목 놓아 BTS를 외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방탄소년단들의 활동들을 자발적으로 글과 영상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확대·재생산하며 또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데뷔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고 겸손한 자세로 진심으로 팬들을 대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아무리 멋진 디자인과 좋은 신기술을 갖춘 의료기기를 개발했다고 할지라도 시장에 어필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특히 의료기기는 한명의 의료진이 전공의 시절부터 손에 익은 제품을 계속해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팬덤을 갖추는 것은 지극히 필수적인 요소이다.

작게는 홈페이지를 보다 직관적으로 구성하고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기술의 발전과 활동들을 알리고 더 나아가 제품의 특장점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데모 영상 등으로 구성해 적극 활용하는 방법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실력’이 밑받침 되어야 한다는 조금 허무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진리다. 스스로가 프로듀서이면서 아티스트 역할을 했던, 자기들끼리 배우고 학습하며 창조하는 것에 서슴거림이 없는 뼈를 깎는 노력들은 고스란히 실력이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돌아왔다. 업계도 지속적인 R&D 투자를 비롯해 밤낮 없는 연구와 혁신을 위한 노력을 반복하며 내공을 키우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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