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혁신 신약임에도 낮은 보험상한가에 따른 문제로 소비자들 못만나
외국선 항생제 개발에 정책적 지원, 우리나라도 특별한 지원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토종 제약이 개발한 세계적 항생제 ‘시벡스트로’는 왜 시판되지 않고 있는가?

동아ST 임원빈 의약화학연구실장

국내는 물론 글로벌 측면에서도 항생제 내성 문제로 인한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개발도 어렵거니와 수익에도 도움이 별반 되지 않는 항생제 개발이 기업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는 모든 허가과정을 거치고 보험가격까지 받고도 소비자들과 만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가격을 받지 못한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항생제 내성문제는 사회적 이슈라는 인식아래 정부가 나서항생제 신약 개발을 위한 특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30일 오전 협회 2층 오픈이노베이션플라자에서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협력 현황’이라는 제목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날 세미나에서 협회 허경화 부회장은 ‘항생제 내성의 심각성과 국제공조’에 대해 발표 하며 “항생제 내성균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다 부처 공동대응과 더불어 정부와 산업과의 전략적 지원 협력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아ST 연구본부 임원빈 의약화학연구실장은 ‘한국의 항생제 개발 현황 및 문제점’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현재 미국 내성균 컨트롤 타워가 무너졌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매년 이 문제로 70만명 정도가 사망하고 있다. 2050년엔 매년 1000만명 이상이 사망할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도 2014년 200만명 이상이 내성균에 감염돼 2만3000명 정도가 사망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항생제 내성문제의 해결책은 요원해 보인다. 신약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30년전 부작용 문제로 드롭시켰던 약을 다시 쓰려는 움직임도 있는 상황이다.

국내를 살피면 70년대~9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 제약이 항생제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전무한 실정이다.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 이다. 미국FDA의 임상신청 예를 보더라도 1년에 1건도 채 안되는 실정이다.

왜 이지경이 됐을까? 임 실장은 우선 연구가 어렵다고 했다. 타겟 균 검출 환자를 찾기 어려우며, 찾는다고 해도 이미 사망한 경우가 많다는 것. 게다가 당장 치료해야 할 환자를 대조군으로 모집할 수도 없으며, 무엇보다 어렵게 개발해봤자 개발비용 대비 이윤이 적어 기업이 개발에 뛰어들기 위한 동기유발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동아ST의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의 경우도 2014년 미국FDA 허가, 국내 식약처 허가, 보험가격도 다 받았는데 아직 시판되지 않고 있다.

임원빈 실장은 “시판후 임상이 대상 환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태에서 가격적 문제까지 겹치며 아직까지 환자와 만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현재 보험상한가로는 글로벌 시장 진출 시 가격경쟁력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임 실장은 “항생제 개발은 일개 연구자나 개별 기업에 맡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국가 차원에서 임상적 문제점 및 개발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 및 유럽 등 정부에선 의회 등이 나서 공공단체 리펀드 법안을 마련하는 등 지원책 강구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GARDP의 사업개발·전략 책임자인 장 피에르 박사도 ‘항생제 내성 문제의 전세계 동향’ 발표에서 “항생제 내성 문제와 관련해선 공중보건 중심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항생제 개발에 대해선 공공자재라는 인식아래 특별한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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