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협 준비 미흡’제기-‘총궐기대회 유감’도 표명
첫 회의는 '복지부 특강' 느낌…향후 일정 가시밭길 우려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정책에 대한 논의를 위해 첫 의정실무협의체를 재개했지만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습이다.

복지부가 첫 실무협의에서 지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은 물론 의협의 미흡한 실무협의 준비성에 실망감을 토로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만 보더라도 앞으로 의정간 대화는 가시밭길이 예상되며, 합의점 도출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의료계 일각의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25일 오후 5시 서울 남영동 인근 어린이집안전공제회 7층에서 제1차 실무협의를 개최했다.

의협과 복지부는 지난 25일 오후 5시 서울 남영동 인근 어린이집안전공제회 7층에서 제1차 실무협의를 개최했다.

먼저 이날 복지부는 협의 시작에 앞서 지난 20일 대한문 앞에서 열린 의사들의 대규모 집회인 ‘제2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두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복지부와 의협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의정대화를 해나갈 것이라고 국민들에게 천명했는데 의협에서 문케어 전면 폐지를 내세우며 총궐기대회를 진행한 것은 정부로서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기일 정책관은 의료계가 3차 총궐기대회를 포함한 강경 투쟁을 예고한 것도 시의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이 보건의료정책관은 “의협에서는 정부가 진정성이 없다면 3차 총궐기대회 등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는데 의정실무협의를 앞둔 시점에서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서로 간에 지킬 건 지키면서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준비성 부족 의협 복지부 특강 들었다(?)=특히 이날 실무협의는 오후 9시까지 4시간 가량 진행됐지만 향후 의정간 협의안을 어떻게 도출할 것이진와 우선 논의할 의제를 결정하는데 그쳤다.

의료계 일각에 따르면 의협은 협의체가 진행됐던 4시간 중 3시간 동안 복지부의 건강보험 특별강연을 들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는 후문이다.

심지어 협의 도중 휴식시간이 있었는데 이 시간에 복지부 한 관계자는 한숨을 내쉬면서 “의협이 준비가 미흡해도 너무 미흡한 것 같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의협에서 참여한 협상단원 대부분이 복지부와의 대화에 앞서 준비가 부족했던 것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기본적인 방향성에도 이해가 부족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이러한 40대 의협 집행부의 협상 준비성이나 태도를 두고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의료계 한 임원은 “의협 협상단에 들어갔던 단원 중 한 두명을 제외하고 복지부 관계자에게 강의를 받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는 소문이 있다”며 “이는 건강보험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부족과 너무나도 부족했던 준비에서 발생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도의사회 관계자는 “의정협상이 의료제도 입문학교도 아니고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주고 받는 협상이 아니라 준비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협상은 손해만 보는 퍼주기식 협상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앞서 39대 집행부의 의정협상 등 회무를 비판해오던 40대 집행부가 더 좋은 자료를 통해 준비된 자세로 첫 협상에 임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다”며 “앞선 뉴 NHI나 이번 협상을 봤을 때 앞날이 캄캄하다”라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