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간접흡연 침투 경험 빈도 따른 유년기 어린이 알레르기 위험성 연구
공동주택 내 어린이 양육 비흡연 가구 중 61.6%가 간접흡연 침투 피해 받고 있어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아파트 등에서의 간접흡연이 유년기 어린이들의 알레르기 증상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밝혀내 주목된다.
아울러 공동 주택 내 어린이를 양육하고 있는 비흡연 가구 중 61.6%가 외부에서 집안으로 담배연기가 흘러 들어오는 간접흡연 침투 피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 의학연구소 환경건강연구실은 최근 간접흡연 침투가 있었던 가구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가구의 아이들 보다 천식,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 증상 유병률’이 더 높았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23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15년 5월부터 9월까지 서울 시내 공동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 간접흡연 침투에 의한 피해 실태를 설문조사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분석된 내용이다.
설문조사는 서울 시내 초등학교, 유치원,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의 보호자가 응답했으며 총 1만6천여 명의 아이들을 표본으로 선별해 공동주택 내 아이들의 알레르기 증상과 간접흡연 침투와의 관계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결과, 만 1~13세 아이들의 지난 12개월 동안 알레르기 증상 유병률은 천식의 경우 4.9%, 알레르기비염의 경우 42.0%,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28.1%로 나타났다.
아이들이 거주하는 집에서 지난 12개월 동안 간접흡연 침투 비율은 61.6%로 미국의 공동주택 내 흡연을 하지 않는 집보다 1.4배 높게 나타났으며 간접흡연 침투 비율은 다세대주택(62.4%)이 아파트(61.3%)보다 1% 가량 높게 나타났다.
인구학적 요인과 주거환경 요인을 보정 후 ‘간접흡연 침투가 없었던 집’과 ‘간접흡연 침투가 월 1회 이하, 월 1회 초과한 집’을 비교한 결과 알레르기 천식증상은 각각 1.12배, 1.46배, 알레르기 비염은 각각 1.22배, 1.38배, 아토피피부염은 각각 1.25배, 1.41배 위험이 높아진 것으fh 확인됐다.
특히 간접흡연 침투 빈도가 증가될수록 아이들의 천식, 알레르기비염,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많아지는 용량 반응(dose-dependent)적 관계가 관측됐다.
앞서 국민위원회가 지난 2014년부터 2016년 6월까지 국민신문고와 각 지방자치단체 등 제기된 민원 조사한 결과 ‘층간흡연’으로 인한 민원이 726건으로 ‘층간소음’ 민원 517건보다 1.5배가량 많은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비교적 밀도가 높고 세대별 밀착도가 높은 다세대주택 내 간접흡연은 사회적문제가 되고 있는데, 간접흡연은 7천 여 종의 화학물질과 60가지 발암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호흡기계 질환, 폐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다양한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아이들의 경우 천식 악화, 유아돌연사증후군, 중이염 등의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김규상 서울의료원 환경건강연구실장은 “일상에서 직접적인 흡연과 주변 사람들의 간접흡연이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으나 주택 사이의 간접흡연 침투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우리 실정에 맞는 공동주택 내 흡연의 제한과 간접흡연 노출 위험성에 대한 홍보 및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Relationships Between Secondhand Smoke Incursion and Wheeze, Rhinitis, and Eczema Symptoms in Children Living in Homes Without Smokers in Multi-Unit Housing)’의 제목으로 ‘니코틴과 담배연구’(Nicotine & Tobacco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