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핑계, 중간상 계약으로 샘플 접근 차단 지적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미국 FDA가 규제·법을 악용, 제네릭의 출시를 지연시키는 것으로 여겨지는 브랜드 제약사들을 공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약가 인하에 관한 의지를 발표한데 이은 조치로 FDA는 2005년부터 제네릭 제약사들로부터 받은 요청을 취합, 제네릭을 개발하려는 제약사에 대해 샘플 제공을 거부한 브랜드 의약품 제약사들을 거명한 것. 샘플이 없으면 제네릭 제약사들은 승인에 필요한 생동성 검사를 수행치 못하는데 FDA에 따르면 제네릭 제약사가 적절한 생동성 검사를 하는 데 1500~5000 유닛의 의약품이 필요하다. 또 제네릭 제약사들로부터 샘플을 얻지 못했다는 150건 이상의 청원을 받았으며 이에 대해 기업의 반경쟁적 관행을 조사할 수 있는 연방거래위원회(FTC)에도 알렸다고 FDA는 밝혔다.

목록에는 총 52종의 의약품이 올랐고 그 중 가장 많이 요청된 것은 이소트레티노인(14건), 보센탄(14건), 레날리도마이드(13건), 탈리도마이드(10건), 암브리센탄(10건)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장 많이 고발된 제약사로는 악텔리온이 옵서미트, 트라클리어, 벨레트리, 자베스카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고 세엘진도 레블리미드, 탈로미드, 포말리스트에 대해, 노바티스는 아피니토, 엑스자이드, 타시그나, 조트레스에 대해 막았다고 지목됐다. 이밖에 J&J·길리어드 등도 지목됐다.

이에 대해 FDA는 브랜드 의약품이 안전한 사용을 위한 위험 평가 및 완화 전략(REMS)의 대상이라는 핑계로 샘플을 제공할 수 없다 주장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정작 요청된 많은 의약품들은 심지어 그 대상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해 제네릭 업계의 로비단체인 접근가능 의약품 협회(AAM)에 따르면 목록 상 27개는 REMS가 없는 경우였다. FDA는 이에 설사 REMS 프로그램이 있는 경우라도 제네릭 제약사는 제품 확보가 가능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FDA는 브랜드 제약사들이 유통·도매 및 특수 약국과 같은 중개상과의 계약 등 여러 꼼수를 통해 제네릭 개발사의 샘플 접근을 차단해 공개 시장에서도 정당한 값을 주고도 구매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제네릭 업계는 환영을 표했지만 미국 제약협회(PhRMA)는 “FDA의 제약사 공지는 경솔하며 맥락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많은 브랜드 제약사들도 FDA 목록이 이미 오래 지난 일이고 제네릭이 있는 약들도 포함됐다며 반박했다. 특히 세엘진에 따르면 “목록에 오른 세 약은 기형 등 모두 상당한 부작용 위험이 있는 엄격한 안전관리 대상으로서 안전 및 사업적 요구에 따라 합당하게 생동성 시험 목적으로 제네릭 제조사에 판매해 왔으며, 특히 레블리미드 등 2개는 판매가 허용돼 수년 내로 나올 제네릭 버전도 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또 PhRMA는 “브랜드 제약사가 샘플을 제공할 때 REMS를 위반하지 않을 수 있도록 FDA가 확실히 결정해 줘야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목록에 오른 의약품들은 다음과 같다. Absorica (isotretinoin)/ Abstral (fentanyl citrate)/ Accutane (isotretinoin)/ Adempas (riociguat)/ Afinitor (everolimus)/ Amnesteem (isotretinoin)/ Ampyra (dalfampridine)/ Brilinta (ticagrelor)/ Claravis (isotretinoin)/ Clozaril (clozapine)/ Cystadane (betaine hydrochloride)/ Embeda (morphine sulfate; naltrexone hydrochloride)/ Entereg (alvimopan)/ Exjade (deferasirox)/ Fazaclo ODT (clozapine)/ Fentora (fentanyl citrate)/ Ferriprox (deferiprone)/ Firazyr (icatibant acetate)/ Gattex Kit (teduglutide recombinant)/ Gilotrif (afatinib dimaleate)/ H.P. Acthar Gel (corticotropin)/ Hemabate (carboprost tromethamine)/ Juxtapid (lomitapide mesylate)/ Korlym (mifepristone)/ Kuvan (sapropterin dihydrochloride)/ Letairis (ambrisentan)/ Methadone Hydrochloride (methadone hydrochloride)/ Mifeprex (mifepristone)/ Nexavar (sorafenib tosylate)/ Onsolis (fentanyl citrate)/ Opsumit (macitentan)/ Orfadin (nitisinone)/ Pomalyst (pomalidomide)/ Promacta (eltrombopag olamine)/ Promacta (eltrombopag olamine)/ Qsymia (phentermine hydrochloride; topiramate)/ Ravicti (glycerol phenylbutyrate)/ Revlimid (lenalidomide)/ Sabril (vigabatrin) for solution/ Sabril (vigabatrin) tablet/ Subsys (fentanyl)/ Tasigna (nilotinib hydrochloride monohydrate)/ Tecfidera (dimethyl fumarate)/ Thalomid (thalidomide)/ Tikosyn (dofetilide)/ Tracleer (bosentan)/ Truvada (emtricitabine; tenofovir disoproxil fumarate)/ Tykerb (lapatinib ditosylate)/ Veletri (epoprostenol sodium)/ Xenazine (tetrabenazine)/ Zavesca (miglustat)/ Zortress (everoli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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