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 창간 47주년 기념사

[의학신문·일간보사=의학신문 ]존경하는 애독자 여러분.

의학신문이 오늘(5월 24일)로 창간 47주년을 맞았습니다.

참으로 오랜 세월이었습니다. 결코 평탄하지 않았던 시간의 길을 걷고 또 걸어 어느새 마흔일곱 중년의 나이가 되어 의료 전문신문의 대표주자로 우뚝 서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한 긍지가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의학신문이 이처럼 장성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애독자, 특히 보건의료인들의 지지와 성원 덕분이란 사실을 잘 압니다. 이 점 깊이 감사드리며,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의 격려와 사랑에 보답해 나가는 신문이 되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애독자 여러분.

지금 대자연은 녹음이 짙게 물들어 싱그러움이 넘치고, 우리 사회 역시 남북 화해와 북핵 해결에 대한 기대로 매우 들뜬 분위기에 젖어 있습니다. 이처럼 세상은 천하태평 같은데 유독 의료계는 차디찬 겨울을 보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지난 일요일 대한문 광장에서 절규하다 시피 외친 의사회원들의 ‘문 케어 저지’ 구호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합니다. 참으로 답답한 현실입니다.

그동안 의학신문은 정확한 뉴스와 신뢰성 있는 정보를 신문의 가치로 여기며, 보건의료계의 경쟁력 있는 발전을 돕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시책에 대해서는 초지일관 재원 조달방안의 무리한 측면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예측 가능하고, 객관적으로 신뢰 할 수 있는 중장기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고 있어 의사회원들의 불만과 걱정이 큰 것 같습니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시책이 국민건강을 진정으로 떠받치는 제도로 정착되고 발전하려면 의료나 관련 산업을 희생시켜서는 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 정부 시책이 도입 단계여서 부분적으로 혼란이나 시행착오, 이에 비롯된 불안 요소가 있지만 결국 의료 생태계를 잘 보존하고, 육성하지 않고서는 달성할 수 없는 목표이기 때문에 우려하고 있는 재원 확보 대책이나 지속가능한 의료서비스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시책들이 반드시 뒤따를 것이라고 기대해 봅니다.

그렇다고 막연한 기대나 꿈만 키워서 될 일은 아닙니다. 의료계로서는 항상 정부시책을 예의 주시하면서 국민정서에 부합하는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역량을 발휘해 나가야 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계가 직능을 초월하여 내부의 역량을 키워야 되며, 역량을 모으기 위한 소통을 이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침 의료 주요단체는 지난 봄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여 분위기를 일신하고 있습니다. 이 기회에 의료계 공동의 발전이란 대명제를 가지고 총론을 모으는 의료계 대통합에 힘을 기울였으면 합니다. 그래야 투쟁이 되었건 대화가 되었건 막강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문 케어’와 같은 현안 해결을 위한 대책이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의료의 100년 앞을 내다보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준비도 소홀이 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애독자와 의료인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지금 세계는 4차 산업 혁명이 물결치고,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직면한 현안 뒤에 또 어떤 파고가 밀려올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따라서 현안에만 너무 집착하기보다 전후, 좌우를 두루 살피며 대비해 나가는 지혜가 요구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희 신문이 앞날을 짚어주는 등대의 역할을 다할 것이며, 의료 생태계의 건강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입니다. 당면한 현안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대안을 제시하여 정부시책은 시책대로 발전하고, 의료계가 건강성을 유지하며 국민건강증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동시에 시대 변화에 맞게 미래를 조망하는데도 신문의 역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의학신문은 금번 창간 47주년 기획으로 ‘통일시대의 보건의료과제’와 ‘중환자 진료체계 선진화 방안’을 큰 주제로 의료 발전을 위한 미래와 현재를 아우르는 특집호를 제작하였습니다. 애독자 여러분께서 열독하시며, 통일시대의 보건의료 발전 방안을 함께 생각하는 기회를 가지셨으면 합니다.

끝으로 의학신문이 47년이란 역사가 되도록 평소 응원을 다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격려와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2017년 5월

발행인 박 연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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