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 병협회장, "문 케어 등 현안 정부가 해법 제시해야"
의·정 신뢰 위한 '대화' 강조…'의협과는 사안별 공조' 시사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임영진 집행부를 맞이한 대한병원협회가 정부와 대한의사협회 사이의 관계 설정에 대한 기조를 일부 내비쳤다.

특히 병협은 정부가 국가 정책을 낸 주체이기 때문에 신뢰구축을 위해 ‘형님’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원칙에는 확고한 입장이며, 의협과 병협이 대립관계는 아니지만 정부 시책의 추진 방법론(문재인 케어 등)에서는 서로의 상황이 다를 경우 '각자의 길'을 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속내를 보인 것.

대한병원협회 임영진 회장

대한병원협회(회장 임영진)는 11일 병원협회 대회의실에서 ‘제39대 임영진 회장 취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임영진 회장은 ‘의사협회 및 정부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플로어 질문에 '우선 정부가 의료계와의 오해를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답변을 했다.

임영진 회장은 “의협은 의료계의 종주단체나 마찬가지인데 의협의 상황을 정부가 이해하려면 서로간의 신뢰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며 “최근 박능후 복지부 장관을 만나 깨진 신뢰를 극복하기 위해 3가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건넸다”고 말했다.

임영진 회장의 3가지 의견이란 △신뢰 구축 △통큰 대화 △포용 등이다.

임 회장은 “정부와 의료계의 신뢰, 의료계 내부끼리의 신뢰, 의료계와 국민의 신뢰가 형성되려면 우선 제일 큰 형님인 정부가 매듭을 잘 풀어줘야 한다”며 “의·정간 신뢰가 무너질대로 무너져 있는데 지금이라도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정부가 먼저 의료계에 대화를 요청하고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책은 낸 곳(정부)에서 직접 문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뜻”이라며 “다양한 정부 정책의 방법론에서 협회마다 입장과 상황이 다르다면 다른 길을 서로 갈수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과 관련해 의협과는 다른 노선을 취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간담회에 동석한 서진수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의 설명은 이를 좀 더 명확히 했다.

서진수 보험위원장은 “의사협회와 병원협회는 절대 대립되는 단체가 아니다”고 운을 뗀 뒤 “전체 의사를 아우르는 단체가 의사협회이기 때문에 대체적인 이해관계는 공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진수 위원장은 “의정 협의체를 운영하면서 느낀 것은 의협이 개원의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 보니 때로 병협과 대립되는 모습으로 보여진 것”이라며 “의협 측에 개원의들만의 이해만이 아닌 전체 의사들을 대변할 수 있도록 신중히 처신해 줄 것을 당부 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서진수 위원장은 문재인 케어와 관련해 의사협회와 마찬가지로 공통의 우려를 갖고 있으나 국민의 삶의 질을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기본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 위원장은 “과거 복지부가 수가 지원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던 전례들 때문에 의료계가 정부를 믿지 못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들의 재난적 의료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호 신뢰와 약속을 전제로 국민정서에 부합하고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우리의 의사를 관철시키려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한병원협회 임영진 회장 취임 기자 간담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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