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일 전공의, 서울대병원 순환근무 프로그램 일환 아랍에미리트 병원 수련 경험기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상대적으로 낮은 지식이나 경험에도 불구하고 환자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부분에 있어서 수평적인 문화가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서울대학교병원이 아랍에미리트에서 위탁운영중인 셰이크칼리파전문병원에서 전공의 수련을 받고 있는 김장일(외과 전공의, 2년)씨가 최근 본지(일간보사·의학신문)와 만나 밝힌 소감 중 하나다.

김장일 전공의는 서울대병원이 국제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확대하기 위해 만든 ‘전공의 순환근무 프로그램’의 첫 대상자로 선정돼 지난 3월 1일 파견된 뒤 2개월간의 순환근무 후 국내로 복귀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 순환근무 프로그램은 수련기간 동안 진료 과정에서 문화적 차이로 발생하는 문제점을 직접 겪어보고 다양한 외국 환자의 사례를 다뤄볼 수 있는 기회를 전공의들에게 부여하기 위한 취지로 시작됐다.

현재는 일부 과에서만 우수 자원을 추천받아 운영하고 있으나, 외국에서 직접 현지 생활을 하면서 진료를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지원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 전공의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는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환자 수가 적어 한 환자에게 집중할 시간적 여유가 있으며 이 때문에 심도 있는 진료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후 정기적인 임상병리검토회의를 통한 개인 역량평가가 객관적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랍에미리트 수련 중 느낀 긍정적인 부분 중 하나라고 강조한 김 전공의다.

김 전공의는 “국가별 특색에 맞는 질병을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며 “예를 들어 비만환자가 많은 현지사정 때문에 최근에는 여성형 유방증 케이스도 접해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장일 전공의는 낯선 현지 생활에 적응을 해야 하는 부담감과 언어 문제 등 극복해야 할 사항도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아랍문화권이다 보니 여성 환자의 외래진료 참가가 현실적으로 제한되는 부분이 있고 타지 생활에서 오는 불편함과 음식, 생활양식 등이 본격적인 진료를 경험하기도 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

김장일 전공의는 “후배 전공의들이 항상 국가대표라는 생각으로 현지 교육에 임했으면 좋겠다”며 “현지에서 쌓아온 한국 의료진들의 명성이 오랫동안 유지되고 더욱 자랑스러운 한국 의사들로 기억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여러 수련병원들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 같은 움직임이 국내 의료인들의 다문화적 역량을 키워 대한민국이 미래 의료강국으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전공의 순환프로그램은 서울대학교병원이 아랍에미리트에 전문병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곧 위탁운영 4주년을 맞이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