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교수 “첨단 기술이 의료에 바르게 활용되려면, 선순환적 콜라보레이션 절실”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바라보며 의사들은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거창한 것을 생각하거나 겁먹을 이유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L(Learn, 학습)·E(Engage, 관계)·L(Leadership, 지도력) 3가지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울아산병원 박성호 교수

박성호 교수(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는 지난 9일 바이오 코리아 2018이 열리고 있는 서울 코엑스에서 '헬스케어 분야의 인공지능, 빅데이터 활용' 주제의 컨퍼런스에서 AI(인공지능) 기술이 의료계에서 올바르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임상 연구를 통한 철저한 체계적 사전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해 주목을 받았다.

같은 날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박 교수는 “결국 인공지능이 의료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기 위해서는 환자와 의사 특히,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100% 정확한 툴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판독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식약처가 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업체들의 디테일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당장 인허가만 통과하면 다됐다고 생각하는 분위기 속에서 실제로 소비자가 만족하고 바르게 쓰이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제 겨우 진열장에 올라간 것이라는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우리나라가 iT 인프라가 갖춰졌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정제된 데이터가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히 있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딥러닝을 통해 하나의 알고리즘을 특성으로 개발된 자료는 정확할 수 있지만 일반화는 멀다. 결국 빅데이터가 중요하는 수집하는 과정에서 현장의 모든 환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데이터 하나하나가 아쉬운 상황에서 실제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수준까지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데이터를 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그는 진정한 의미의 선순환적 콜라보레이션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학습을 통해 영감을 얻은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매칭을 이룰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LEL’을 하자는 의견이다.

박성호 교수는 “예를 들어 우리는 치매를 정복하는데 인공지능을 활용한 정밀의료를 도입한다던지 고속도로를 세우는 것 같은 거창한 계획을 세운다”며 “하지만 실상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매력적으로 핵심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것 인가이며. 실제 의료 현장에서 기술과 제품을 사용하는 의료진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크다”고 주문했다.

박 교수가 이번 바이오코리아 2018에서 발표한 강의에 핵심을 담은 슬라이드

당장 24시간 모니터링을 도와 잠을 더 잘 수 있도록 해 의료진 피로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고 환자 예약 스케줄 관리에서도 노하우를 접목하며, 더 나아가 영상의학 분야에서 방사선량을 줄이더라도 풀dose를 활용한 것처럼 퀄리티 있는 영상을 제공해줄수 있다면 가려운 구석을 긁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엔지니어가 필요성에 대한 캐치를 시작했고 이제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어렵게 생각하거나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 모두가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절대 그냥 지나갈 기술이 아니므로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걷는 의사들이 반드시 짊어져야 할 사명이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