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훈 전 대전협 회장, 최연소 의협회장 후보 타이틀…김재림 전 대공협 회장, 정치계 노크
송명제 전 대전협 회장, 대공협 회장으로 새 출발…안치현 대전협 회장, 의료현안 적극 목소리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기성세대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닌 ‘나만의 방식’으로 다양한 길을 개척해 의료계 안팎으로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젊은 의사들의 행보가 거침없다.

갓 30대를 넘기거나 레지던트를 마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의료계에서는 ‘어린 나이’로 분류되는 의사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력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제40대 의협회장 선거 당시 기동훈 후보의 선거 포스터.

우선 최근 끝난 대한의사협회 제40대 회장선거에서 당선되지는 못했으나 ‘최연소 후보’ 타이틀을 거머쥔 기동훈 전문의다.

기동훈 전문의는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이전에 이미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과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을 모두 역임했다.

이는 두 단체 역사상 최초다.

결국 대전협과 대공협이라는 젊은 의사 대표단체들을 이끈 기동훈 전문의의 경험이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또한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기동훈 전문의는 추무진·임수흠·최대집·김숙희·이용민 후보 포함 총 6명이 출마한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서 쟁쟁한 선배들의 아성에 맞서 다수의 정책 토론회와 기발한 선거 운동 방식 등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의료계에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제30대 회장을 지낸 김재림 전 회장의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의회 의원 도전장도 연일 화제다.

김재림 전 회장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2014년에 졸업하고 의사협회 정책이사 등을 맡은 경험이 있으나 만 30세에 불과한 주니어다.

김재림 전 회장은 지난 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바른미래당이 주최한 ‘비례대표 광역의원 서울지역 후보자 선발 결승전’에서 바른미래당 보좌진협의회 백관백 현 부회장과 대결에서 승리해 최종 우승했다.

김재림 대공협 전 회장(사진 오른쪽)이 최근 '비례대표 광역의원 서울지역 후보자 선발 토론 결승전'에서 우승한 후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사진 왼쪽)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 출처=바른미래당 홈페이지)

이에 김 전 회장은 공직선거법 제47조에 따라 비례대표 2번을 배정받을 예정이며 향후 서울시의원 당선으로 까지 이어진다면 적극적인 정치적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김재림 전 회장은 아직 전공의 수련을 수행하지 않은 상태여서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도 사실.

우승 직후 그는 “만약 서울시의원에 당선된다면 전공의 수련을 병행하지 않고 정치활동 4년에 집중하겠다”며 “의사이긴 하지만 새로운 기회가 열린 자연스러운 흐름에 맞춰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는 의료계 현안과 정책에 대해 의사로서의 입장 표명과 적극적인 행동만큼이나 현실 정치의 경험이 넓게는 의료계, 작게는 개인의 능력 향상을 위해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는 시대적 변화를 포용하는 젊은 세대의 특징을 그대로 반영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이어 대전협 최초로 2회 연속(제18대, 19대) 회장직을 역임했을 뿐만 아니라 전공의와 환자들을 위해 ‘전공의특별법’ 제정을 이뤄낸 송명제 전 대전협 회장이다.

대전협 회장을 두번 연속 역임한 이후 대공협 회장 또한 역임 중인 송명제 회장. 그는 젊은 의사들의 대표격인 전공의와 공보의를 위해 모두 일하는 행운을 얻었다.

이번에는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직을 새롭게 맡아 또 다른 젊은 의사들인 공보의의 권익 향상을 위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송명제 회장이다.

송명제 회장이 주목하고 있는 공보의들의 최대 현안 중 하나는 ‘의무복무기간 단축 공론화’이다.

그동안 대공협이 꾸준히 그 필요성을 주장해 왔으나 국방부와 국회, 국민적 정서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풀리지 않을 숙제로 지적돼온 이슈다.

송명제 회장은 ‘의무복무기간 단축’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타 직역 단체들과 머리를 맞대고 국민들에게 동의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즉,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못하는 일로 인식됐다는 의미다.

송 회장은 “오월동주의 마음으로 대체복무를 하고 있는 공중방역수의사, 공중보건한의사, 공중보건치과의사, 군법무관 등 모든 단체들을 만나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며 “이후 법적인 검토를 거쳐 충분한 근거를 만들고 최고결정권자가 복무기간 단축의 당위성을 인정하도록 국회, 행정부, 국방부, 청와대 등에 탄원서를 제출해 국민적인 여론을 산다면 가능하리라 믿는다”고 자신했다.

끝으로 현재 대한전공의협의회 제21대 회장직을 수행 중인 안치현 회장이다.

안치현 회장이 대전협 수장을 맡은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이대목동병원 사태, 전공의 폭행 사건, 문재인 케어 등 유독 전공의들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현안들이 다수 발생했다.

대전협 안치현 회장이 지난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이대목동병원 의료인 4인의 불구속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이 같은 현안을 두고 안치현 회장은 소극적인 대응이 아닌 적극적인 의사 표명을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서는 단체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실제 안 회장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은 의료진 3명이 지난달 구속영장 실질심사 소명을 받을 당시 함께 동석했으며 같은 날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불구속 선처를 요청하는 전공의 448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앞서 이대목동병원 사건의 책임이 전공의에게 쏠리는 분위기를 염려해 대전협 차원에서의 대응책을 마련하기도 했으며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 때에는 전공의와 다른 간호사 직역에서 발생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약자들 끼리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기치 아래 추모식에 참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 의료계 원로는 예전과는 다른 의료 환경 속에서 젊은 의사들이 과거에 얽매여 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의사이기 이전에 그들은 열정을 지닌 엑티브한 젊은이”라며 “답답한 현실 속에서 이대로는 미래가 없다는 위기의식도 있을 것이고 의사 선배들에게 불만도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젊은 의사들의 다양한 경험과 노력들이 진정으로 의료계에 도움을 주고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있도록 선배 의사들은 색안경을 끼지 않고 응원해주고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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