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입장 변화 관찰-의사회원 실익 등 현실 반영
2일, 상임이사회서 결정…건정심 탈퇴는 추후 논의 계획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가 예상을 깨고 내년도 수가협상 참여를 결정해 주목된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탈퇴 건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최대집 의협회장은 수가협상 불참을 공헌한 바 있으며, 지난달 22일 열린 의협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건정심 탈퇴도 권고되면서 의협의 수가협상 불참 및 건정심 탈퇴쪽에 무게가 실렸었다.

하지만 의협은 의사회원들의 실익 등 현실적인 면을 반영한 대승적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수가협상에는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

이는 의료계 일각에서 수가협상 불참과 건정심 탈퇴가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노환규 집행부 당시 의협은 건정심 탈퇴 이후 수가협상도 결렬되면서 낮은 수가인상률을 기록한 바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의료공급자단체는 내년도 수가협상을 위해 오는 11일 간담회를 시작으로 5월 셋째 주부터 6~7차례 협상을 거쳐 최종 협상 타결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협상에 실패할 시 건정심으로 넘어가 인상률이 결정된다. 즉 의협이 수가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시 의원급 의료기관의 의견은 배제된 채 내년도 수가 인상률이 결정되는 것이다.

의협 정성균 기획이사 겸 대변인에 따르면 2일 진행된 상임이사회에서 최대집 회장은 기존 의견대로 ‘수가협상은 의미가 없다’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상임이사회에서 일부 임원들이 △의사회원들은 불참을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인 면을 반영해 참여하자 △정부의 입장변화를 지켜보기 위해 참여하자 △수가 정상화를 주장해보자 등 수가협상 불참에 부정적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상임이사회에서는 표결을 통해 우선적으로 수가협상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정성균 대변인은 “의협에서는 일단 수가협상에 참여해 정부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하고, 이후 의료계 입장과 다르다면 그 때가서 협상을 중단해도 된다고 판단했다”며 “큰 폭의 인상이 아니더라도 회원들을 위한다면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받아내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도 “회원들 실익적인 면에서 수가협상에 참석해야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만약 정부가 말도 안되는 수치를 제시하면 그때가서 불참을 선언하면 된다. 어차피 명분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의장은 대의원들과 전국 의사회원들이 전폭적으로 최대집 집행부 투쟁을 지원해줄 것도 당부했다.

이어 그는 “의협은 현재 의사들에게 닥친 난세를 어떻게 헤쳐나가야할지 고민”이라며 “최대집 집행부가 3년동안 잘못된 의료정책을 바로잡고 제대로 된 의료환경을 만들어주기를 기대한다. 모든 지역-직역 의사회원들이 새 집행부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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