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회비 올려 투쟁기금 확충-전국 집회 비용도 신설
회무에만 집중토록 회장 관사 확보-임원 급여도 인상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최대집 차기 집행부의 투쟁을 기반으로 내세운 회무에 일단 힘을 실어주기로 하고 투쟁 예산을 증액 편성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의협은 지난 22일 열린 제70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최대집 집행부가 투쟁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대폭 확충 했다.

최대집 차기 의협회장은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삭발을 단행하며, 정부의 비급여 전면 급여화 정책의 전면 철폐를 외친 바 있다.

의협 대의원회의 이 같은 결정은 의료계가 직면한 문제가 단순히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뿐만이 아니라 해결해야 될 현안이 많다는 점에서다.

이에 기존 투쟁회비였던 가군(개원의) 3만원, 나군(봉직의) 1만8000원 다군(인턴-레지던트) 1만2000원 라군(공보의) 9000원을 가‧나군을 3만원, 다‧라군을 2만원으로 인상한 것. 이를 지난해 의협회비 납부회원 수에 적용하면 13억원에 육박하는 액수다.

이같이 투쟁기금이 많아지는 만큼 안전한 재무환경에서 최대집 집행부가 투쟁에 임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전국단위 집회 개최 비용으로 3억원을 신설했다.

게다가 의료제도와 맞서 싸우다 면허가 취소되는 회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2억원의 위로금도 새 예산으로 편성하면서 보다 완벽한 투쟁을 지원하는 분위기다.

의료계 한 임원은 “현재 의료계 내부적으로 투쟁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보니 최대집 차기 집행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기대감에서 반영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의협 정총에서 큰 반발없이 최대집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정총에서는 '최대집 차기회장이 투쟁에 집중하고 늦은 시간까지 회무를 보다 귀가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는 고충 의견이 제기되면서 의협회관 인근에 관사(원룸 혹은 투룸)를 마련하는 방안도 의결됐다. 한마디로 이번 의협 대의원 총회에서는 최대집 회장에게 '투쟁이건, 협상이건 소신껏 일해보라' 바람으로 회무 추진에 필요한 '맞춤 옷'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심지어 차기 집행부의 활동을 위해 상근 임원의 임금을 15% 인상하는 방안도 가결되면서 최대집 집행부에 대한 대의원들의 신뢰가 재차 확인됐다.

아울러 앞서 최대집 차기 회장이 밝혔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탈퇴에 대한 방향도 일부 대의원들이 공감했다. 다만 탈퇴 확정을 의결하진 않고 ‘권고’ 수준으로 결의했다.

다만 의협의 사업이나 예산이 너무 투쟁 쪽으로만 매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기존 의협 중요사업도 제대로 유지할 수 있어야한다는 점에서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현재 의료계는 분명히 투쟁과 협상을 통해 정부 정책에 적극 대응해야하는 것은 사실이나 기존 의협 내 중요사업은 지켜가면서 회무를 이어가야한다”며 “최대집 차기회장이 투쟁 최전방에 있다면 후방에서 나머지 사업과 회무를 꼼꼼하게 챙길 수 있는 상임진 배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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