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 사상판 곡률 미리 확인하면 녹내장 발생 위험성 확인 가능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국내 의료진이 시신경 섬유가 지나는 조직인 사상판의 곡률이 클수록 녹내장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태우 교수팀은 “눈 안의 압력이 높아지면 정상이던 사상판이 바깥으로 눌리거나 휘고 압착되면서 사상판 구멍들에 변형이 생기고 시신경 섬유와 혈관에 압박이 가해져 신경이 손상되면서 녹내장을 일으킨다”며 16일 이 같이 전했다.
연구는 녹내장 의심환자 87명을 대상으로 시신경 내부에 있는 사상판 곡률(휘어진 정도)를 측정해 향후 진행되는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의 속도를 예측하기 위해 진행됐다.
그 결과, 시신경 손상이 발생하기 전 사상판이 뒤로 많이 휘어져 있는 경우 시신경 손상이 빨라지면서 결국 녹내장으로 발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나 사상판이 편평한 환자에서는 시신경 손상이 지속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녹내장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김태우 교수는 “사상판의 곡률을 미리 확인함으로써 녹내장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조기 치료를 통해 시야손상이나 심각한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반대로 녹내장 발생 가능성이 낮은 환자에게는 시야 및 시력상실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녹내장은 만성질환으로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이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으로 때문에 초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진행속도를 늦춰야 말기까지 진행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이어 “최근에는 진단기술의 발달과 활발한 연구들을 통해 녹내장의 발병 기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이에 따라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입각한 맞춤치료의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며 “안압이나 혈류 등 각기 다양한 인자들이 우리 눈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환자마다 최적화된 치료를 받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