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 중추성 체위 어지럼증이라 명명…외질환 어지럼증 극복위한 단초 마련 평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이석증과 대비되는 뇌 질환에 의해 유발된 체위성 어지럼증 및 안진의 특징을 규명하는데 성공해 화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지구 교수(사진 왼쪽)와 최정윤 교수

말초평형기관과 뇌의 기능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고 뇌 질환에 의한 어지럼증 및 안진을 시뮬레이션하여 발생 기전을 제시해 낸 것.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최정윤·김지수 교수팀은 지난 2013년부터 국내외 신경과학자들과 뇌질환에 의해 생기는 체위성 어지럼증의 문제인식을 공유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함께 최근 진행했다고 10일 밝혔다.

실제 뇌질환에 의해서도 체위성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학계에 알려졌으나 이석증에 의한 체위성 어지럼증과의 감별법과 발생기전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었다는 것이 교수팀의 설명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체위성 어지럼증 및 안진은 주로 소뇌의 가운데 결절부위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한다고 밝혀졌다.

이 부위는 지구에서 정상적으로 생활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능인 중력의 방향을 예측하는 역할을 하는데 뇌졸중, 뇌종양, 퇴행성 뇌질환 등에 의해 이러한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게 되면 자세를 바꿀 때마다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뇌 좌측 결절 부분에 뇌경색이 관찰되고 이로 인해 체위성 어지럼증/안진을 보인 환자의 MRI(사진 왼쪽)와 여러 환자들의 뇌병변 지도를 겹쳐 체위성 어지럼증/안진이 생기는 위치를 확인한 그림.

김지수 교수는 “뇌질환과 이석증에 의한 체위성 어지럼증 및 안진은 매우 유사해 둘을 구분하기 쉽지 않지만 뇌질환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뇌 병변에 의한 체위성 어지럼증 및 안진을 정확하게 진단하는데 임상적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제시한 발생기전은 뇌 질환의 후유증으로 지속되는 중추성 어지럼증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중추성 어지럼증 극복을 위한 향후 연구의 단초를 제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최정윤 교수(공동 제1저자)와 김지수 교수(책임저자), 독일 뮌헨대학교 Stefan Glasauer교수(공동 제1저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김지현 교수와 미국의 존스홉킨스병원 David Zee 교수(이상 공동저자)로 구성된 국내외 신경과학 연구자들의 협동연구로 이뤄졌으며 신경학 분야의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뇌(Brain)’ 2018년 3월호에 정식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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