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의사 300여명 또다시 길거리로…구속 즉각 철회 촉구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인 중심 시도의사회장단 등 의료계 대표자 규탄대회 개최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에 대한 사법부의 구속 결정은 한국의료에 대한 사망선고나 다름없다.”

최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관련 의료진의 구속이 결정되자 분노한 의료계가 또다시 길거리로 나서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의사협회 제40대 회장 최대집 당선인을 중심으로 16개 전국시도의사회장단 등 300여명(주최 측 추계)의 의료계 대표자들이 8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 사태 관련 의료계 대표자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대한의사협회 제40대 회장 최대집 당선인을 중심으로 16개 전국시도의사회장단 등 300여명(주최 측 추계)의 의료계 대표자들은 8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 사태 관련 의료계 대표자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여한 의사들은 △의료인 살인자 취급 더 이상은 못 참겠다 △의료진 구속사태 강력히 규탄한다 △의료진 구속결정 즉각 철회하라 △환자진료 부당삭감 심평원을 구속하라 △13만의사 범죄자 취급 중환자실 무너진다 △13만의사 범죄자 취급 국가의료 붕괴된다 등 구호를 제창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최대집 당선인<사진>은 “의사들은 선한 의도로 사명감을 가지고 몇 일밤을 세면서 중노동에 가까운 업무로 건강을 헤쳐가면서까지 진료현장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며 “이러한 의사들의 의료행위에 대해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죄인 취급을 하고 심지어 구속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이미 대부분 증거가 확보돼 수사할 내용도 없는 상황에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을 감행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최 당선인의 주장이다. 심지어 구속된 조모 교수의 경우 유방암 환자라는 것.

특히 최 당선인은 의료계의 강한 반발은 의사들의 권리보다 향후 의사들이 구속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중환자 치료현장을 떠나게 됨에 따라 발생하는 악영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 당선인은 “치료 결과에 따라 의사들을 중범죄자 취급을 받게 된다면 중환자 치료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그 막대한 피해는 결국 환자들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의사들은 환자와 국민, 그리고 사회와 국가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며 “의료계는 가장 중요한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잘못된 검찰, 경찰, 법원의 잘못된 행태를 바꿀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사고특례법 제정-열악한 진료환경 개선 등 촉구=이에 따라 이날 의료계 대표자들은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의료사고특례법 제정은 물론 열악한 진료환경 개선 등을 정부 측에 촉구했다.

우선 의료계 대표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이번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 사건에 대해 의료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실질적인 문제점을 조사하고, 중환자 의료체계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근본부터 개혁하라”고 요구했다.

또 “의료인이 범법자라는 두려움 없이 최선의 진료를 다할 수 있도록 ‘의료사고특례법’을 제정하고, 중환자실 등 열악한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해야한다”며 “심평원, 건보공단의 복잡한 심사 기준 개혁과 의사들이 적정 진료가 아닌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도록 OECD평균 수가를 책정하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의료계 대표자들은 정부가 이제라도 전문가단체인 의료계와 논의를 통해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나섰으면 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의료계 대표자들은 “이번 이대목동 사건에 있어 몇몇 희생양에게만 책임을 지우고 정작 그 근본 원인은 전혀 해결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며 “이제라도 의료계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중환자 의료체계의 기본부터 다시 세우는 논의를 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한편 의료계 대표자들은 최대집 당선인을 필두로 이번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강력히 투쟁한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