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토론회서 의료기관평가인증제 ‘현실성 결여’ 비판 쏟아져
정부, 혁신TF서 논의 합리적 개선방안 마련할 것

[의학신문·일간보사=황병우 기자] “태움 이슈가 되고 있지만 더 무서운 게 인증이다. 그 정도로 심각하다” “간호사들은 인증제를 ‘간호사만 죽어나는 인증’ 이라고 말한다”

3주기를 맞는 의료기관평가인증과 관련해 현장에서 직접 인증을 받는 간호사들이 ‘외우기식 인증’이라는 강도있는 비판을 제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윤소하 의원(정의당)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6일 공동의로 개최한 ‘3주기 의료기관평가인증 이대로는 안된다’ 토론회에서 이 같은 비판이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간호사는 현장증언을 통해 실제 의료기관평가인증을 받을 때의 고충을 토로했다.

서울의 사립대병원 소속 류수영 간호사는 “현장 간호사 10명 중 8명이 태움보다 무서운게 인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인증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체 인증을 받으라고 하니 간호사들이 버티지 못하고 떠나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 임은희 사무장 또한 “인증 시 내용을 인지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외우도록 요구한다”며 “지금과 같은 보여주기 식 인증이 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국장은 발제발표를 통해 현재 의료기관평가인증제가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나 국장은 “환자들은 속고, 노동자는 울고, 병원은 피하고 싶은게 지금 인증의 현실이라고생각 된다”며 “인증이 필요한 제도이고 성공적으로 정착돼야하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정책실패의 정도로 귀결되지 않은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특히 나 국장은 보건의료노조는 현재 인증의 △1회성 반짝 △국민눈속임평가 △목적상실평가 △이율배반평가 △고통강요평가 등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주기 의료기관평가인증 기준과 제도운영 혁신을 위한 TF팀 운영을 제안했다.

혁신 TF팀 의논 내용으로는 △인증기간과 평상시의 환자 수와 인력 수 비교 △인증 준비기간 직원들이 겪는 고충 파악 △인증 과정의 편법과 눈가림 근절방안 마련 △인증 시 지적사항 개선 위한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 정부 조사위원 전문성강화 할 것…혁신TF서 논의 예정

(좌) 정은영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 (우) 정연이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정책개발실장

한편, 인증원에서 나온 정책개발실 정연이 실장은 ‘외우기식 인증’ ‘환경미화 인증’ 등은 병원이나 일부 조사위원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된다며 반박했다.

정 실장은 “인증원은 인증기준을 무조건 외워야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의료기관가 일부 조사위원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 같고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정은영 과장은 향후 조사위원의 전문성 강화와 혁신TF팀을 통해 합리적인 개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제대로 된 인증을 위해 조사위원 역량이 중요한데, 현재 조사위원에 대한 기준이 없다. 의료기관만이 아니라 조사위원도 전문성이 담보돼야 한다. 조사위원 테스트가 필요하다”며 “이런 교육이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미흡한 측면이 있다. 작년부터 조사위원 역량강화 방안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과장은 “인증제 혁신 TF를 통해 현행 인증기준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합리적인 개선을 위해 보건의료노조 등 여러 분야의 의견을 듣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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