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사항 홍보 부족으로 수검자 민원 늘어…‘하루에도 몇 번씩 공단에 전화해 확인해야’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올해부터 대폭 달라진 국가건강검진과 관련, 이를 적용하는 일선 검진기관이 수검자 민원과 시스템 변경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국가건강검진 수검자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제기하는 질의와 민원이 올해 들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의료기관 관계자들은 올해 국가건강검진 중 일반건강검진이 대폭 변경됐는데, 이에 대한 정보 습득이 어려운 수검자들이 작년과 달라진 부분을 지적하며 묻거나 항의하는 소동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한 검진기관 관계자는 “건강검진을 받으러 오신 분이 작년과 비교하면서 ‘이 검사는 왜 빠졌냐’고 여쭤보시는 건 양반”이라며 “작년에 받던 검사가 빠졌다며 일부러 뺸 거 아니냐고 항의하는 분도 계시고 무작정 작년에 한 검사를 해달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민원들이 계속되는 이유에 대해 검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정부의 홍보 부족을 꼽고 있다. 몇 년 만에 전부 개정 형태로 국가건강검진 실시기준이 바뀌었는데, 이에 대해 담당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홍보가 당연히 뒤따라야 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일선 검진기관이 대비할 여유 없이 실시기준이 확정된 점도 검진기관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2차 검진 폐지 등 여러 사항이 바뀌어 내부 시스템도 다 바꿔야 하는데, 실시기준 개정 고시가 작년 12월 20일에 행정 예고돼 열흘 뒤인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각 검진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규모가 큰 검진기관은 시스템 변경에 소요된 시간이 두 달 가까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저도 검진 실시 중에 생기는 여러 변수들이 있어 각 건마다 건보공단에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진기관 관계자는 “하루에도 몇 번씩 공단에 전화를 걸고 있다”면서 “각각의 사안이 생길때마다 우리도 공단에 일일이 물어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건보공단에서도 문제를 인식, 공단 홈페이지에 ‘자주 하는 질문’ 등을 등록해 달라진 국가건강검진 실시기준을 알려주곤 있지만 이를 보는 의료계의 시선은 아직 차갑기만 하다.

한 대학병원 검진센터장은 “정부가 너무 홍보에 인색하다”면서 “아무리 좋은 취지라 하더라도 전달이 제대로 되질 않으면 그 의미가 퇴색되거나 왜곡될 수 있다”면서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