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비대·비중격만곡증·비후성비염 양압기 실패 비율 높아
서울대병원, ‘세심한 검사로 양압기 착용 또는 수술 여부 결정해야’ 당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양압기보다 수술이 필요한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왔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 교수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수면무호흡증은 보통 양압기 사용이 권장되는데 큰 효과가 없는 환자가 있고 이는 양압기 치료 실패에 대한 정확한 원인 분석 없이 치료 방침을 결정했기 때문이라는 것.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박보나 교수팀은 2014년~2015년 서울대병원 수면센터를 방문한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를 대상으로 양압기 치료 실패 원인과 수술을 받은 환자의 비강, 구강 및 인두의 해부학적 요인 등을 분석해 5일 발표했다.

실제 폐쇄성수면무호흡증 치료는 양압기 착용, 수술, 구강내 보조기구 장착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기본적이고 확실한 치료는 양압기 착용이며 착용이 성공한 경우 양압기는 폐쇄성수면무호흡증 증상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치명적 합병증을 줄인다.

특히 수면의 질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잠을 잘 때마다 양압기를 착용하는 환자들은 불편감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것도 사실이라는 점을 강조한 서울대병원이다.

양압기 착용 성공률은 연구에 따라 편차가 심하지만 80%부터 30%까지 내려가기도 하며 실패 환자들의 50%가 착용 후 1년 내 양압기 치료를 포기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연구팀은 성공적으로 양압기 치료를 하고 있는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 24명과 양압기 치료에 실패해 수술한 환자 23명의 수면다원검사, 수면내시경, 상기도 해부구조를 비교했다.

연구결과, 수면다원검사는 폐쇄성수면무호흡증 진단과 심각도 결정에는 필수적이지만 측정 인자들의 높고 낮음은 양압기 성공 여부 결정에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가 호소하는 주관적 증상 정도와 수면파트너가 말해 주는 환자 증상 심각도 역시 양압기 치료의 성공과 실패에 영향이 없었다는 점도 밝혀졌다.

상기도 해부학적 구조를 비교했을 때, 양압기 치료 실패 환자는 비중격만곡증 정도가 성공 환자에 비해 만곡 정도가 훨씬 심했으며 비후성 비염 역시 악화돼 코로 숨쉬기 어려운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양압기 치료 실패 확률이 높았다.

비중격만곡증

편도선 비대도 양압기 착용 실패와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실패 환자의 27%가 2단계 이상의 편도선 비대 소견을 보여 성공 환자 8.7%보다 약 3배 이상 높았던 것.

반면 상기도에서 특정 폐쇄 부위가 잘 관찰되지 않지만 코골이나 무호흡이 심한 환자와 높은 비만도, 고령의 여성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수술 치료 효과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비중격만곡증, 비후성 비염, 편도선 비대 정도가 심한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양압기 치료 실패율이 높아 수술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즉 치료 방침 결정 전에 비강, 구강, 인두의 해부학적 구조를 면밀히 관찰하고 특정 해부학적 위험 요인 환자는 양압기 치료 실패율이 높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연구팀은 수술을 진행할 때 수면다원검사 뿐만 아니라 수면내시경검사로 양압기 치료 실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해부학적 요인 분석 선행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현직 교수는 “이번 연구로 양압기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요인 분석과 수술 치료를 권해야 할 환자의 해부학적 요인과 효과적인 치료 방침 결정의 연관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폐쇄성수면무호흡증 치료 시작 전에 수면내시경검사 등의 이학적 검사가 반드시 시행돼야 하고 검사결과를 토대로 최적화된 치료를 환자에게 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의학학술지 ‘메디슨(Medicine)’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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