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 만에 열린 간세포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간은 약 3천억개가 넘는 간세포로 이루어진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체내 물질을 처리하고 저장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는 기관이다.

스티바가

간 내 세포가 여러 지속적인 자극에 의해 고유의 기능을 상실하고 암세포로 변하여 끊임 없는 자기 증식을 이루면서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종양을 ‘간암’이라 칭하는데, 간암은 한국인에게 많이 생기는 암종 중 하나이다. 특히 간암의 경우 연령별 사망률 조사에서 4050 세대의 사망 원인 1위(인구 10만명당)로 확인되어 적극적인 치료를 통한 생존율 및 사망률 개선이 크게 요구되는 암종이다.

하지만 일명 '침묵의 장기'인 간에 생기는 간암의 경우 조기에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증상만으로 진단하기 매우 어려우며, 증상이 뚜렷해졌을 때는 이미 진행된 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

게다가 진행성 간암은 수술로 치료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치료 옵션도 제한적인 터라 환자들이 치료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바이엘은 넥사바가 2007년 FDA에서 간세포암 치료에 허가 받아 유일한 표적치료제로서 시장을 이끌어 온 지 10년 만에 간암 치료에 또 한번 새로운 옵션을 제시했다.

2017년 4월 미국 FDA는 1차 치료인 넥사바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고 질병이 진행된 간세포암 환자 2차 치료제로 ‘스티바가(성분명: 레고라페닙)’을 승인했다. 지난 10년 동안에는 넥사바 치료에도 질병이 진행한 환자에 사용할 수 있는 2차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여러 임상시험이 진행되었으나 유효성을 보인 약제가 없어 치료에 어려움이 많았다.

스티바가는 3상 RESORCE 임상을 통해 넥사바에 불응한 간세포암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을 보여주어 간세포암에서의 2차 치료제로 허가 받은 표적치료제이다.

스티바가 또한 넥사바와 같이 RAF1을 억제하는 멀티 키나제 억제제로, 넥사바가 신장세포암 치료제로 허가 받은 2005년에 1상 임상을 시작해 2012년에 CORRECT 3상 임상을 통해 FDA에 전이성 직장결장암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간세포암에 있어서는 2009년 3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을 통해 안전성에 대해 확인했으며, 2011년에는 Wilhelm 연구팀을 통해 간세포암, 직장결장암을 비롯한 여러 암종에서 스티바가가 혈관 신생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와 더불어 스티바가는 16건의 안전 약리학 및 약동학을 포함한 여러 가지 전임상 연구를 FDA에 제출한 약제이다. 그 결과 스티바가는 2017년 4월 간세포암 환자를 위한 2차 치료제로 FDA로부터 허가 받았으며, 같은 해 7월 동일한 내용으로 국내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간세포암 치료제로 약 10년 만에 등장한 스티바가는 넥사바 이후 다른 치료 옵션을 찾지 못해 절망했을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달하고 오랫동안 멈춰 있던 간세포암 치료 시장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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