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출고 시간 소요로 현재 1일 3배송 현실적 불가능…약국 반발 전망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의약품 일련번호 제도가 시행되면 현재 1일 3배송의 의약품 배송 체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의약품유통업체들이 일련번호 제도가 시행된다면 현 1일 3배송 체계를 줄이는 방안을 고려중에 있어 약국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일련번호 제도가 시행되면 의약품 입고에서 출고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현재보다 2배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일련번호 제도로 약국 배송 변화는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어그리제이션이 의무화되지 않고 있고 심평원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입고를 잡고 하루에 3번에서 많게는 10회이상 주문을 하는 약국들에게 의약품 출고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

여기에 제약사들은 의약품 유통 비용을 꾸준히 인하해 수익률은 낮아지고 있지만 최저 임금 인상으로 의약품유통업체들의 자금사정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실제 모 의약품유통업체으로 경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 약 14% 임금 상승이 이뤄졌다. 여기에 야간 및 휴일근무 가산 수당 등이 더해지며 경영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회사 시스템 정비 및 일련번호 제도 등에 대비하기 위해 수십억원의 추가 투자가 이루어진 상황으로 1%의 수익률을 가지고 있는 의약품유통업체들에게는 상당한 부담감이다.

이에 의약품유통업체들이 일련번호 제도 시행에 따른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원을 최대한으로 보강하고 있지만 현 3배송 체제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실제 이같은 어려움이 가중되자 지난 1월 의약품 유통업체 중 약국 유통 주력의 중대형 OTC종합도매 30여개 업체로 구성된 전국약업발전협의회(이하 약발협)는 1일 3배송 체제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한 바 있다.

문제는 약국들이 현 3배송 체제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 재고 부담을 가지면서 배송 횟수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얼마나 수긍할지는 미지수이다.

특히 지난 일련번호 실무 협의회 회의에서도 약사회측이 이같은 상황에 대한 우려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국가 관계자는 “배송횟수가 줄어들면 신속한 의약품 구비가 어렵고, 재고관리에 더욱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으며 이는 곧 약국에게도 인건비가 늘어나는 등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며 “유통업계의 현안 해결을 위한 대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일련번호 제도로 의약품 반품 문제부터 배송 문제까지 대두될 것으로 보여 이같은 문제를 복지부, 심평원, 제약바이오협회, 약사회, 의약품유통협회가 어떤 해결점을 찾아갈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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