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 의료진 구속영장 실질심사 두고 의사집단 강력 규탄 연이어 합심 분위기
문재인 케어 반대 선포 최대집 당선인에게 쏟아지는 의사집단 외 비난도 확산 중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의사들이 안에서는 단합을, 밖에서는 고립되는 모양새다.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영장 실질심사와 관련해 의사 단체들이 일제히 성명서와 시위, 탄원서 제출 등을 통해 한 목소리를 낸 반면 문재인 케어에 대한 강경 노선을 보이고 있는 최대집 의협 회장 당선인에게는 의사집단 밖으로부터 거센 비난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지난 2일 의사 대표 단체들과 각종 의사회, 의학회 등은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없음에도 구송영장이 청구된 사실’에 공통적으로 분노했다.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인과 의협회장 후보였던 기동훈 전문의 등이 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고 대한전공의협의회와 한국여자의사회가 관련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성명서 혹은 입장문을 발표한 곳만 해도 대한병원협회,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병원의사협의회, 전라남도의사회, 대한신생아학회, 대한중환자의학회, 바른의료연구소, 경남도의사회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의사 단체 각각의 성격 및 역할, 지역 등을 불문하고 전방위적이고 광범위하게 영장 기각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발생한 것.

이는 의사 집단 간의 이해관계와 별개로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에 대한 수사당국과 정부의 부당한 처사에 집중한 것이어서 의사들 모두가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3일 오전 이대목동병원 조수진 교수가 영장실질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모습. 이날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인과 대한전공의협의회 안치현 회장 등이 자리에 함께했다. 이번 구속영장을 두고 의사 단체들 곳곳에서는 부당함을 호소하는 공통된 목소리를 이어갔다.

하지만 의사들을 바라보는 다른 의료계 직역단체 및 일부 국회의원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분위기다.

이대목동병원 사건 때문이 아닌 문재인 케어를 두고 ‘전쟁’을 선포한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인의 강력한 투쟁 기조와 강경 노선 때문이다.

최대집 당선인은 제40대 의협 회장 선거 전부터, 선거 중, 선거 후에도 문재인 케어에 대한 비판을 꾸준히 이어가며 집단행동까지 불사한 ‘대정부 투쟁’을 천명한 바 있다.

아울러 최 당선인은 최근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는 22일과 27일, 29일 중 하루를 택해 전국 의사들이 참여하는 강력한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경기도의사회, 전라남도의사회, 경상남도의사회, 제주도의사회, 전북의사회, 강원도의사회 등 지역 민초 의사들도 이 같은 최대집 당선인의 투쟁 의지에 적극적인 지지와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

이에 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2일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연합회는 “의협은 상복부 초음파검사와 문재인케어 반대 명분으로 ‘국민을 위하여, 환자를 위하여’라는 수식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며 “정부가 약속한 적정 수가를 보상받지 못할 우려 때문에 집단행동을 한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국민과 환자들을 설득하는데 훨씬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전국사회보장기관노동조합연대 또한 ‘최대집 당선인과 대한의사협회 비대위는 얼마나 국민을 기만하고 사실을 호도하려하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이들은 “문재인 케어와의 전쟁을 선포한다는 표현이 과연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인인 의사와 그들을 대표하는 의협회장 당선인을 통해 나온 것이 맞는지 눈을 의심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의사협회와 항상 날을 세워온 대한한의사협회의 지적은 좀 더 노골적이다.

한의협은 지난 2일 “국민을 볼모로 한 인질극을 중단하라”며 “국민의 의료비 부담 증가는 외면하고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기에만 급급해서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호도하는 의협의 행태를 모든 보건의료인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한의계 역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김태년 의장이 지난 3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최대집 당선인을 겨냥한 공식 발언을 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김태년 의장은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집단이기적인 태도에 대해 동의할 수 있는 단체와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환자를 볼모로 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은 결코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없고 문재인 케어에 대한 여당의 입장을 확고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의사를 둘러싼 상반된 안팎의 분위기가 앞으로 의료계에 어떤 변화의 바람과 투쟁 혹은 갈등으로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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